앞으로 과테말라산 바나나, 원두, 의류 등 수입 관세가 철폐된다. 또 자동차 부품, 의류원단, 석유화학제품 등 제품에 대한 과테말라 수출시 관세도 철폐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과테말라 현지에서 '과테말라의 한-중미 자유무역협정(FTA) 가입의정서'에 정식으로 서명했다고 9일 밝혔다. 중미 6개국 중 최대 경제국인 과테말라가 한-중미 FTA에 가입하면서 실질적으로 한-중미 FTA가 최종 완성됐다.
이날 알레한드로 잠마테이(Alejandro Giammattei) 과테말라 대통령 임석 하에 산업통상자원부 노건기 통상교섭실장이 정부를 대표해 서명했고 중미 측은 마리오 부까로(Mario Bucaro) 과테말라 외교장관 등 중미 6개국이 서명했다.
서명식에 앞서 한-중미 FTA 당사국인 한국과 중미 5개국(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니카라과, 파나마)은 한-중미 FTA 공동위원회를 개최해 과테말라의 한-중미 FTA 가입을 승인하는 결정문을 채택했다.
과테말라는 지난 2015년 한-중미 FTA 협상당시 참여국이었지만 상품양허 등 이견으로 협상에서 이탈했고 지난 2021년 9월부터 추가 가입협상을 통해 작년 9월 협상 타결을 선언한 바 있다.
이번 정식 서명은 협상 타결 이후 한국, 과테말라 및 다른 중미 5개국이 각국의 서명을 위한 국내절차를 완료함에 따라 이뤄졌다. 앞으로 국회 비준동의 요청 등 국가별 비준절차를 거쳐 최종 발효될 예정이다.
과테말라는 우리 교민 약 6000 명, 150여 개 기업(섬유·의류 등)이 현지 진출 및 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전문기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과테말라 FTA 발효 후 5년 이내에 우리 실질 국내총생산(GDP)가 0.02% 증가하고 국내 소비자의 후생이 약 1억8700만 달러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 과테말라로부터 커피, 바나나, 니켈, 구리, 알루미늄, 의류 등 주로 농산물과 광물을 수입하고 자동차, 면사·편직물 등 의류 원단, 석유화학제품을 주로 수출하고 있다. 과테말라는 6677개(전체 95.7%) 품목에 대한 수입 관세를 철폐하며 편직물(현 기준관세 0~10%), 타이어(5~15%), 공기여과기·제동장치·서스펜션 등의 자동차부품(10%) 등 3927개 품목은 즉시 관세를 철폐한다. 타이어튜브(5%), 섬유사(5%), 음향기기(15%) 등 770개 품목은 5년 이내 관세를 철폐한다.
한국은 1만1673개 품목(전체 95.3%)에 대한 수입 관세를 철폐할 예정이다. 사탕수수당(현 기준관세 3%), 커피(볶은 것 8%, 볶지 않은 것 2%), 당밀(3%), 면직물(10%) 등 9791개(전체 80%) 품목은 발효 즉시 관세를 철폐하고 바나나(30%) 등 일부 과실류의 관세는 5년 이내 철폐한다.
노건기 통상교섭실장은 “올 한해 영국, 인도 등 주요국과 FTA 협상을 지속 추진하는 한편, 핵심 광물·자원 등 전략적인 가치가 큰 아프리카·아시아 등 신흥국과도 공급망 강화를 위한 유연한 형태의 통상협정인 경제동반자협정(EPA, 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을 촘촘하게 추진해 우리 기업이 뛸 수 있는 운동장을 전 세계로 계속 넓혀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