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통신요금 잡아도 OTT 비용은 40% 폭등…최소 관리장치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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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요금인상 사례

구글·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콘텐츠기업이 30~40%에 이르는 요금을 한번에 올려 이용자 불만을 야기했다. 구글·넷플릭스는 이용자에 대한 합당한 설명도 없이 요금을 올렸다. '디지털물가' 상승에 대한 정부와 이용자 우려가 높아진다.

아울러 정부의 엄격한 요금 규제를 받는 기간통신사업과 차별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민생활 영향력이 지대한 사업자에 대한 이용약관 제출 등 최소한의 관리체계가 절실하다는 여론이 확산된다.

◇일방적 요금인상, 이용자 피해·규제 역차별 야기

구글과 넷플릭스가 일방적으로 이용요금을 인상하며 '스트리밍플레이션' 논란이 확산된다. 구글은 이달초 광고 없이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 국내 가격을 1만4900원으로 43% 인상했다. 넷플릭스는 지난달 계정 공유를 제한하며 추가 인원당 5000원을 더 내도록 서비스 이용요금을 올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민 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해 5G 중간요금제 출시, 5G·LTE 교차 가입 허용, 3만원대 5G 요금제 출시 등을 위해 통신사를 독려했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에 의해 디지털 분야에서 물가 관리에 허를 찔렸다.

유튜브,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는 우리 국민의 일상 생활 영향력이 갈수록 높아진다는 점에서 국민 부담도 그만큼 커졌다는 평가다. 유튜브는 사실상 인터넷 동영상 이용을 위한 국민 필수재 성격으로 자리잡았다. EBS는 유튜브를 통해 2024년 수능특강을 제공한다. 유튜브 프리미엄을 이용해 광고없이 콘텐츠를 보기 위해서는 월 1만4900원을 내야 하고, 형편이 좋지 못한 학생은 광고를 봐야해 중간에 학습 흐름이 끊길 수 밖에 없다. 넷플릭스 역시 오징어게임 등 국민의 중요한 문화향유 수단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영향력이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시장지배력, 견제장치 필요

구글·넷플릭스가 마음대로 요금을 올릴 수 있다는 건 막강한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시장지배력에 기인한다. 과기정통부 '2022 인터넷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유튜브 이용률은 88.9%로 압도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서 넷플릭스 점유율은 38%로 1위를 차지했다. 유튜브는 경쟁자가 사실상 없는 상황에서 이용요금에 대한 통제권한이 자유롭다. 넷플릭스는 디즈니플러스라는 경쟁자가 있지만, 여전히 압도적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기간통신서비스 시장에 대해서는 국민필수재라는 관점에서 시장지배력 견제를 위해 다양한 장치를 마련한다. 과거 SK텔레콤에 대해 50% 미만의 점유율을 유지하도록 강제하기도 했다. 현재 알뜰폰 시장에 대해서는 이동통신 3사 자회사 점유율이 50%를 넘지 못하도록 규제한다. 기간통신사는 상품을 출시할 때마다 이용약관을 정부에 신고해야 하고, 1위 사업자는 허가제요소를 가미한 유보신고제를 적용한다.

하지만 부가통신사에 대해서는 관리체계가 없다시피한 실정이다. 전기통신사업법 근간에는 통신의 국민 필수재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정부 관리 감독을 통해 건전한 시장 질서를 유지해야 한다는 정신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국민 생활 영향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구글·넷플릭스와 같은 동영상 서비스에 대해서도 최소한의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형 부가통신사 관리체계 마련해야

구글·넷플릭스가 일방적으로 가격을 올렸다고 해서 정부가 강제로 내릴 수단은 없다. 가격 규제는 신중해야하는 부분이다. 당장 기간통신사에 적용하는 규제를 부가통신사에 적용하는 것은 시장자유 침해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일방적 요금인상을 방치할 수는 없는 만큼, 전문가는 최소한의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국회에는 몇가지 법안이 계류돼 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용자수, 데이터트래픽을 기준으로 국민생활영향이 큰 대형 부가통신사에 한해 정부에 이용약관을 제출하도록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정부가 문제 발생시 근거를 파악하고 일상적으로 대형부가통신사를 모니터링할 체계를 갖춘다는 점에서 의미가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같은 당 민형배 의원은 대형 부가통신사도 취약계층 이용료 지원과 같은 보편역무를 부담하도록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취약계층의 디지털 콘텐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사회적 책임을 요구한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빅테크 플랫폼들은 소상공인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수수료·광고료·사용료 인하 등 특단의 대책 도입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관련 법안 도입을 시사했다.

과도한 규제를 배제한 채 필수적인 관리체계 도입을 위해 국회와 정부가 보다 더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경진 가천대 교수는 “시장지배적 사업자라고 해서 가격을 올릴 수 없다는 건 아니지만, 그 파급효과는 매우 크기 마련”이라며 “과도한 규제는 지양하되,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최소 수개월 전에 알리도록 하거나, 충분한 설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에 대해서는 제도개선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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