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장애인 스마트홈 접근성 협의체 발족

국내 처음으로 장애인을 위한 스마트홈 접근성 협의체가 발족했다. LG전자, SK텔레콤, KT 등 국내 대표 전자·통신사는 물론 공공기관·학계까지 총출동, 장애인 접근성 개선을 위한 첫걸음을 뗐다.

국내 전자·통신 기업과 학계, 정부, 연구기관, 협단체 등 10여 곳은 최근 '장애인 스마트홈 접근성 협의체(가칭)'를 구성하고 향후 활동 계획과 주요 현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협의체는 내년 초 공식 출번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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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홈

스마트홈 분야 장애인 접근성 관련 단체 구성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간에서 LG전자, SK텔레콤, KT, 포스코DX, 현대에이치티, 고퀄, 아카라, 도어즈 등이 참여한다. 글로벌 생활가전 1위 LG전자와 스마트홈 서비스 사업자인 SKT, KT 등이 참여하면서 실증사업 실효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공공 영역에서는 보건복지부 국립재활원이 참여하며, 연세대학교와 한국AI스마트홈산업협회, 한국접근성평가연구원 등 학계·연구기관도 합류했다. 국립재활원, 연세대는 사무국 역할을 맡는다.

협의체는 우리나라 스마트홈 서비스의 장애인 접근성 현황과 과제, 발전 방안 등을 모색한다. 국립재활원이 개발 중인 '장애인 스마트홈 접근성 가이드라인'에 의견 개진과 함께 추후 실증사업 협업도 검토 중이다.

2025년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한 이 가이드라인은 현재 판매 중인 사물인터넷(IoT) 기기·플랫폼과 신규 개발 스마트 기기를 활용, 장애인을 위한 스마트홈 서비스 구축 방법을 제시한다. 디지털 도어락, 스마트 조명, 스마트 창문 등 다양한 IoT 기기와 이를 연결·제어하는 플랫폼을 활용해 지체, 뇌병변, 시각, 청각, 지적·자폐성 등 장애 유형별 스마트홈 서비스 구축 방안을 제안할 예정이다.

가령 몸이 불편해 현관문이나 창문을 제대로 여닫을 수 없는 가구를 위한 블록체인 기반 아파트 현관 자동문이나 전동 여닫이 창문 등이 대표적이다.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전동빨래 거치대나 지적·자폐성 장애인을 위한 스마트 기기 등도 수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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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스마트홈 접근성 협의체

협의체 발족을 계기로 내년 실증사업도 추진한다. LG전자와 같은 가전 기업은 물론 고퀄, 도어즈, 아카라 등 IoT 기업도 대거 참여한 만큼 다양한 기기를 대상으로 가이드라인 시범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스마트홈 시장이 급속도로 커진 가운데, 정작 실수요층인 장애인과 노인은 소외됐다는 지적이 지속 제기됐다. 현재 스마트홈 서비스가 기존 가전이나 기기 경쟁력을 높이는 편의성 위주로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영국 조사업체 유고브가 1084명의 영국 성인 장애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 77%는 일상생활에서 조명이나 문을 제어하는 등 스마트홈 기술을 사용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들 중 99%는 여전히 스마트홈 서비스에 대한 장애인 접근성은 떨어진다고 응답했다.

임명준 국립재활원 연구사는 “스마트홈 산업을 이루는 다양한 기업과 공공, 협단체 등이 모여 장애인 접근성 향상 논의를 시작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내년 초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으는 심포지엄 개최와 함께 건설사도 참여하는 실증사업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