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F 스타트업이야기]스타트업의 참여보상 시스템 '리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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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준 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 이사장

두 살 남짓된 반려견이 마당에 놓인 아침 신문을 안방까지 가져오기 시작했다. 잠결에 고맙다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기특함을 표시한다. 그런데 아내가 좀 더 격하게 칭찬을 해주란다. 박수도 치고, 간식도 주면서 말이다. 한마디로 신문배달이 지속가능하기에는 보상이 약하다는 조언이다.

한국말에는 '보상'이란 단어의 의미가 넓게 쓰이고 있는 반면 영어는 보다 구체적이다. 영어로는 크게 세 가지로 보상을 나눌 수 있는데 거래에 대한 보상을 '리턴(return)'이라 한다. 거래간 시차를 극복하기 위한 안전시스템인 화폐가 생긴 이유이기도 하다. 다음으로 선투자에 대한 보상을 '프라핏(Profit)'이라고 한다. 투자 리스크에 대한 배당이나 주식의 매각수익, 이자수익이 프라핏이다.

최근에는 '리워드(reward)'라는 보상 개념이 탄생했다. 거래와 투자 이외에 참여에 대한 보상을 리워드라 한다. 적극적 참여활동에 대한 리워드인 암호화폐, 걷기 운동에 대한 리워드를 제공하는 캐시워크로 대표되는 M2E(Move to Earn),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고향사랑기부제에 대한 답례품 등이 리워드 참여보상에 속한다. 영어의 'rewarding'은 보람 있는 일에 대한 경험을 의미한다. 즉, 리워드는 보람 있는 일에 대한 참여보상이다. 대표적으로 보람 있는 활동은 기부다. 기부에는 수익이나 수입과 상관없는 순수한 기부도 있지만 리턴이나 프라핏이 많이 남았을 때 사회에 환원하는 것도 기부의 일종이다. 바로 나눔(sharing)이다. 이 나눔 활동에 이미 정부나 사회는 다양한 리워드를 제공해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세액공제와 벤처투자 양도세면제 등 보상이다. 해외에서는 초대기업 대주주들이 재단을 만들어 사회적 환원활동에 적극적이다. 세금감면을 목적으로 한다는 순수성에 의심의 눈초리가 있지만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기부시스템을 장려하고 있어 기부액이나 비율은 확대되고 있는 편이다.

반면, 우린 아직 리워드 개념이 약한 편이다. 보람있는 활동 참여에 대한 보상을 받거나, 좋은 일에 생색내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동양적 문화가 남아 있어서인 듯하다. 옛 서당에서는 가르침에 대한 보상마저 제대로 받지 않았다고 한다. 계란이나 지역 농산물 등 현물로 하는 감사 표시 정도였다. 이러한 문화적 특성상 심지어 보람 있는 일이나 기부활동에 대한 리워드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듯하다. 생색내지 않는 게 미덕인 문화인 데다가 기부하고 리워드를 받는 게 도덕적으로 맞는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부의 순수성에 매여 리워드 지급에 부정적인 것이다. 한국이 기부문화가 확대되지 못하는 이유다. 사회적 인식과 더불어 법적기준도 모호함도 또한 이유다.

다행히 정부가 나서서 보수적이고, 왜곡된 기부문화를 바꾸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기부금에 대한 세액공제와 고향사랑기부제 프로그램이다. 최근 시행되고 있는 고향사랑기부제 프로그램은 개인이 고향에 기부를 하게 되면 세액공제와 더불어 리워드로 답례품을 받을 포인트를 제공한다. 세액공제 외에 기부금 총액의 30%에 해당하는 포인트가 제공된다. 리워드를 장려, 기부문화를 확산시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니 민간분야에서도 이러한 리워드 모델이 널리 퍼져나가아야 할 것이다.

지금은 참여보상의 시대다. 보람 있는 일에 참여한 이들의 활동에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공유할 수 있는 자발적 커뮤니티가 만들어지고 있다. 주로 기존 규제나 규칙이 없는 메타버스분야에서 이러한 노력들이 일어나고 있는데 반려동물, 캠핑, 여행, 팬덤, 가상자산, 게임분야가 대표적인 참여보상시스템으로 운영된다. 흔히들 DAO(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라고 불리는 디지털노마드들의 거버넌스가 대표적인 참여보상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앞서 반려견 사례에서 보듯이 스타트업도 참여보상인 리워드를 보다 적극적 도입할 필요가 있다. M2E의 경우 보상도 있지만 보상과 더불어 참여자들이 스스로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혜택을 함께 누릴 수 있다.

퍼주기식의 혜택제공으로 회원가입을 유도했던 스타트업 1.0 시대에서, 정보중개플랫폼을 목적으로 하는 스타트업 2.0 시대가 지나가고 고객 스스로가 적극적 참여를 통해 운용되는 스타트업 3.0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팬덤과 메타버스와 같은 DAO개념의 비즈니스모델이 중개플랫품이나 공동구매, 구독경제를 넘어 공시, 공제, 신탁 모델 등 참여보상모델들로 확대되면서 투명성을 전제로 하는 지속가능비즈니스 스타트업들이 탄생하고 있다. 가상자산 공시 서비스인 쟁글, 펫 DTx(디지털치료제)를 기반으로 하는 반려동물공제회, 가상자산 대시의 DAO신탁그룹 등의 비즈니스 모델들은 향후 스타트업 3.0 모델로 발전하는 데 표준모델이 될 것이다. 물론 지속가능성을 위해서 가장 필요로 하는 '참여조직의 투명성'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 유의한다면 이제 리워드를 기반으로 스타트업 2.0시대를 풍미하던 스타트업을 뒤로 하고 스타트업 3.0시대의 새로운 유니콘들이 탄생할 것이다.

박항준 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