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얀테의 법칙'이 절실한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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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순 광운대 경영대학원 교수

“왕의 DNA를 가진 아이이기 때문에 왕자에게 말하듯이 듣기 좋게 돌려서 말해도 다 알아듣는다”

“나 뭐하는 사람인지 알지? 나 변호사야”

위 내용은 세종시 한 초등학교에서 교육부 5급 사무관인 학부모가 담임교사에게 보낸 편지 글귀와 한 초등학교 학부모가 교사에게 한 발언으로, 그야말로 학부모 갑질이다. 사회에서 상위 계층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 갑질이라 더욱 이목을 끈다. 이뿐만 아니라 지금 우리 사회는 학교에 국한하지 않고 일부 몰지각한 정치인, 공무원, 기업인, 아파트 입주민 등이 행한 갑질 뉴스가 언론을 도배하고 있다. 보도 내용을 보면 눈쌀이 찌푸려지고 가슴이 먹먹해진다. 더욱더 사회 귀감이 돼 사회를 환히 비추어야 할 엘리트와 기득권층이 오히려 갑질횡포, 특권행세로 우리사회를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 그렇다고 기득권층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그렇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모범이 되고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아름다운 기득권층도 엄연히 존재한다. 분명한 건 일부 몰지각한 특권층이 자기가 가진 지위 등을 이용해 남을 괴롭히고 있다.

“내가 누군지 알아?” 우리나라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전형적 갑질표현이다. 대한민국 사회는 '갑질' 문화와 더불어 남들과 비교하는 '비교질'도 흔하다. 여기에 더해 온통 우월의식, 열등감으로 뒤덥혀 있어 건전한 사회가 형성되고 있지 못하다. 오히려 분노가 넘치는 우울한 사회로 치닫고 있다. 그러하다 보니 이러한 요인들이 구성원 행복을 저하시켜 행복지수는 OECD 국가 중에서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그렇다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들은 어디일까? 바로 북유럽의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이다. 그런데 이들 국가에 관통하는 것이 하나 있다. 이는 다름 아닌 '얀테의 법칙(Law of Jante)이다.

얀테의 법칙은 북유럽사람이 삶을 살아가는 사회규범, 관습이자 불문율 같은 삶의 철학이다. 덴마크계 노르웨이 작가인 악셀 산데모세가 1933년에 쓴 소설 '도망자'에 등장하는 가상마을 '얀테'를 소개하면서 지어진 법칙이다.

얀테의 법칙은 '당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당신이 남들만큼 좋은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당신이 남들보다 똑똑하다고 생각하지마라' 등 총 10개로 구성되어 있는 법칙이다. 이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자기자신을 특별하다거나, 잘났다고 생각하지 말라'다. 즉 '나를 낮추고 타인을 얕잡아보면 안된다'와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보통사람 법칙'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보통사람 법칙은 북유럽 사람을 겸손과 배려가 돋보이게끔 만드는 매직인 셈이다. 물론 그렇다고 북유럽사람 모두가 한사람도 빠짐없이 얀테의 법칙을 100% 지키는 것은 아니겠지만, 대다수 북유럽 사람은 얀테의 법칙을 마음속에 새기고 살아가고 있기에,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사라지고, 타인과 비교에 기반한 갑질문화 등이 판을 치는 대한민국 사회에 '얀테의 법칙'은 행복한 대한민국을 향한 오아시스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 출발은 5000만 국민 모두가 나 자신으로부터의 성찰이 아닐까?

홍대순 광운대 경영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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