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도장 공정에서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탄소 배출을 저감한다.
현대차는 기존 140도에서 20분간 이뤄졌던 상도 '경화 공정'을 90도에서 20분 진행하면서도 도장 품질을 그대로 유지하는 도료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자동차 도장 공정은 전처리, 하도·중도·상도 도장 등 4단계 거쳐 진행된다. 여기서 고온 처리를 통해 도료를 입히고 단단하게 굳히는 공정을 상도 도장의 경화 공정에 해당한다.
기존 도료에는 140도 이상 경화되는 멜라민이 사용됐지만 현대차가 새로 개발한 도료엔 멜라민 대신 90도 이상에서 경화되는 '이소시아네이트' 성분을 적용했다. 도장 공정은 차량 제조 공정 가운데 가장 많은 에너지를 사용해 탄소 배출도 많은 상황이다.
현대차의 도료 신기술이 상용화되면 탄소 배출과 가스 사용량을 40%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 국내외 공장에 적용하면 1년간 차량 제조 공정 중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1만6000여톤을 저감할 수 있다. 소나무 2백만 그루, 1600만㎡ 산림에 해당하는 탄소량이다.
저온 경화 기술은 도장 품질도 높일 수 있다.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 모빌리티 도장에도 전방위 기술이 활용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울산 5공장에 해당 기술을 적용해 제네시스 'G80'을 시험 생산했다. 운행 및 모니터링을 지속하면서 본격 기술 적용 가능성을 평가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단순 차량 판매를 넘어 생산 단계부터 만들 수 있는 가치를 고려한 기술이란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에너지 소모를 대폭 저감하는 기술 개발을 통해 현대차의 2045년 탄소중립 목표에 한발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