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형 카이스트 총장, “AI 통제할 수 있는 기술 주도해야”

인공지능(AI) 시대, 이를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이 곧 미래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AI와 친해지고 잘 다룰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해, 이와 관련된 글로벌 표준과 국제기구를 주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은 13일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AI시대와 인문학' 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장은 AI기술의 발전으로 인류도 변화하고 새로운 질서가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불과 금속, 증기기관과 컴퓨터까지, 도구의 발달로 현대문명이 들어서고 인간 삶의 모습이 바뀌었듯 AI 역시 같은 변화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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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이 13일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AI시대와 인문학' 강연을 하고 있다.

이 총장은 “처음 자동차 내비게이션 나왔을 때 사람들은 잘하나 못하나를 신경 썼지만, 지금은 대부분 알려주는 대로 따라간다. 이제 사람들은 지도도 전화번호도 잘 안 외운다”라며 인간이 도구에 쉽게 적응한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어 많은 이들이 유사 자아를 가진 AI가 일자리를 가져가고 인간과 대적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상황에서 2050년, 2080년의 인류와 AI관계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현재 컴퓨터를 잘 다루는 사람이 사회에서 인정받듯이, AI와 잘 다루는 인재가 인정받을 것이라며 AI와의 상호호흡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AI 통제력을 반드시 갖춰야 할 경쟁력으로 콕 집었다.

그는 “옛날 시골 소년이 코투레라는 도구를 통해 커다란 소를 한 손으로 통제했던 것처럼, AI라는 도구를 제어하는 장치를 만들고 이를 우리가 주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IAEA가 원전 관련 이슈를 통제하듯. AI를 통제하는 표준과 국제기구를 우리가 주도해야 한다”고 청중들을 설득했다.

일자리 감소 우려에 대해서는 AI를 잘 다루는 국가는 오히려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스마트폰의 출현으로 녹음기, 유선전화 산업이 사라졌지만, 대한민국에선 스마트폰 관련 일자리가 대거 늘어났다는 점을 사례로 들었다.

이 총장은 “미래 자손들을 지배할 기술이 AI이다. 챗GPT를 많이 언급하지만 이를 잘 사용하려고만 하면 그곳에 지배받게 된다”라며 “우리의 AI가 필요하고 만들어야 한다. AI의 미래가 걱정스럽다면 그만큼 열심히 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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