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바이오 정책금융 투자 가속화...반도체 전용펀드도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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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허성무 한국성장금융 대표, 김복규 한국산업은행 전무, 허길영 삼성전자 DS부문 부사장,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김동섭 SK하이닉스 사장, 권용대 기업은행 부행장, 김정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이 반도체 생태계펀드 조성 협약식에 참석했다. 김민수 기자 mskim@etnews.com

정부와 정책금융기관이 반도체, 바이오헬스, ICT신산업 등 국가 주요 전략산업을 키우기 위한 자금 공급을 가속화한다. 기업 자금 수요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미래유망산업 등에 자금을 집중해 경제활동을 견인한다는 복안이다.

금융위원회는 26일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정부 관계부처 및 정책금융기관과 제3차 정책금융지원협의회를 개최했다. 집계 결과, 지난 5월까지 산업은행·IBK기업은행·신용보증기금이 5대 중점 전략분야에 공급한 정책금융 자금은 총 46조 3000억원이었다. 특히 올해 목표인 91조원 대비 집행률은 50.5%로 6월 실적이 미반영됐음에도 상반기 목표치를 달성했다.

5대 전략별로는 △글로벌 초격차산업 육성에 약 7조 4000억원 △미래유망산업 지원 약 9조 5000억원 △산업구조고도화에 약 10조원 △유니콘벤처·중소 육성 약 7조 5000억원 △기업경영애로 해소에 약 11조 9000억원이 투입됐다. 산업별로는 이차전지 분야에 약 2조 9000억원으로 가장 많은 자금이 투입됐다. 이어 내연차 부품산업에 약 2조 4000억원, 바이오헬스 부분에 약 1조 9000억원 등이었다.

앞으로는 산업별 우수기업에 우대 조건 등을 강화한다. 디스플레이, 수소, 미래차, 항공우주, 철강, 탄소, AI반도체, ICT신산업, 미디어콘텐츠, 양자과학기술, 농식품신산업 11개 분야가 우선 대상이다. 이 중 우수기업 체크리스트를 통과한 기업이 대출, 보증 신청 시 신속하게 여신심사를 진행하고, 금리 및 보증료 등 자금공급조건 우대를 제공할 방침이다.

최소 3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생태계 펀드도 결성한다. 삼성전자 500억원, SK하이닉스 250억원 등 기업이 모펀드 750억원을 출자하고 한국성장금융·산업은행·기업은행이 750억원 규모 정책자금을 공동 출자한다. 또 민간 기업 자본금 1500억원 이상을 추가 모집해 펀드 조성을 완료한다.

메모리 반도체 대비 글로벌 경쟁력이 취약한 국내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과 시스템반도체 설계전문(팹리스) 분야를 집중 지원한다. 반도체 소부장 기술 자립화 등을 목표로 1200억원을 투입하고 핵심 소부장·팹리스 기업의 인수합병(M&A)·기술 확보를 통한 기업 성장과 국내 기술 보호에 18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반도체 대기업은 파트너사에 협업이나 공동 연구개발(R&D) 기회를, 정책금융기관은 국가대표 소부장·팹리스 기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인내자본을 제공한다. 한국성장금융은 펀드 운용과 사후관리도 맡는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와 반도체펀드위원회에서 운영과 종합 자문을 담당하게 된다.

금융당국은 하반기에 수출기업이 필수적으로 이용하는 수출환어음이나 수입신용장 등 이용조건을 개선할 계획이다. 또 딥테크나 탄소중립기술 등 시장잠재력이 큰 신산업을 우리가 선점할 수 있도록 선제적인 금융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김 부위원장은 “목표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정책금융기관의 가용재원만으로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앞으로 시중은행이나 벤처캐피탈 등 민간 자금을 활용한 기업금융 활성화 방안도 지속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정예린 기자 yeslin@etnews.com,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