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음악 “데이터 학습 허용해야” VS “데이터 출처 공개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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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인간의 창작물을 인공지능(AI) 학습용 데이터로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담은 입법 시도가 생겨나면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적법하게 접근만 할 수 있으면 제한 없이 AI가 저작물을 학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찬성 측과 저작권자 권익을 지나치게 해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는 반대 의견이 팽팽하다.

AI가 가장 발달한 영역은 멜로디를 만들어내는 작곡 분야다. 특히 대중음악보다는 배경음악(BGM) 등 방송음악 시장에서 인간 창작자 입지가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 지니뮤직은 AI 프로듀싱 스타트업 ‘주스’를 인수했다. 스튜디오지니 드라마 ‘가우스전자’와 스카이라이프TV 예능프로그램 ‘강철부대’ 삽입곡도 AI가 만들었다. KT알파 쇼핑은 AI가 창작한 음악을 BGM으로 송출한다.

문제는 AI가 창작물을 내기 위해 데이터를 정보분석(AI 학습용 데이터 가공·추출) 과정이 받아들여질 수 있느냐다. 이 지점에서 저작권 논란이 발생한다. AI 창작물이 기존 창작자의 저작권을 침해한 것이 아닌지를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AI는 데이터마이닝이 핵심인 만큼, AI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 저작권 논의가 요구된다.

국회에서도 관련 논의가 나오고 있다. 지난 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은 적법하게 접근한 저작물에 대한 정보분석을 하는 경우 저작물의 복제·전송과 2차적 저작물 작성을 할 수 있도록 하고 복제물에 대해서는 필요 범위 내에서 보관도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의 저작권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에 한국음악저작권협회(한음저협)는 무작정 면책조항을 도입하기 보다는 이로 인한 경제적 파급력이나 산업계에 미칠 영향을 먼저 파악하자는 입장이다.

실제로 연구와 비영리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저작물을 AI 학습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유럽연합(EU)도 AI가 학습한 데이터 출처 정보를 공개하도록 하는 규제를 추진 중이다.

한음저협 관계자는 “해당 법안 ‘적법한 절차’라는 단서로는 유통구조상 창작자 보호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며 “어떤 저작물이 학습에 사용됐는지를 알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DB)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는 법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음저협은 내달 저작권법 개정을 위한 공청회를 준비 중이다. AI 창작에 관련된 법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AI로 발생할 수 있는 저작권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AI 대응 TF’를 발족했다.

정부도 움직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지난 2월 ‘AI-저작권법 제도 개선 워킹그룹’을 발족하고 관련 가이드라인을 준비 중이다. 다만 AI 창작물의 저작권 침해 여부 관련 판결이 난 것도 없고, 해외 사례도 부족해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네 차례 회의를 진행하며 법조계와 학계, 저작권리자 등과 함께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해외 판례 분석이나 입법 동향 파악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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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법 일부개정법률안(황보승희의원 대표발의) 신·구조문대비표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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