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이 생존을 위한 살아가는 공간을 유니버스라고 한다. 한정된 공간의 질서유지를 위해 도덕적 원칙과 전통, 법이라는 사회적 약속을 지키도록 요구받게 된다. 매슬로우는 생리적 욕구, 안전에 대한 욕구, 애정과 소속에 대한 욕구, 자기 존중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로 유니버스에서 안전하게 행복하게 살기 위한 인간의 욕구를 정의내리고 있다. 공리주의, 국가와 사회, 가문 등은 공간 내에서 개인의 평안과 안정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화(centralizing)의 결과물이다.
그러나 뒤돌아보면 인간은 한정된 공간 내에서 생존을 위한 경쟁을 강요받고, 공간에 대한 의무와 책임을 강요받아왔다. 더불어 공간 내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높이려 노력하고, 1등과 성공을 거두는 제로섬 경쟁이 인생의 목표가 되어버렸다.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역사시대 이후 2000년이 지날 즈음인 1950년 전후로 탈공간화(decentralizing)에 대한 시도가 여기저기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문화예술계의 포스트모더니즘, 사회적으로는 민주화요구가 일기 시작했다. 미술의 경우 탈모더니즘(decentralizing)을 외치며 전위예술, 해체주의 예술이 탄생한다.
정보통신네트워크 기술은 개인마저도 고립된 공간의 경계를 무너뜨릴 수 있게 만든다. 세계 어느 곳에 있는 이들과도 소통이 가능하게 되면서 재택근무나 여행의 자유를 넘어 온라인에서 커뮤니티와 팬덤이 만들어진다. 그들이 추구하는 그 무엇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탈공간화(decentralizing)된 새로운 영역이 탄생한 것이다. 이를 즐기고 누리는 이들을 디지털노마드(디지털유목민)이라 한다.
메타버스는 탈공간화(decentralizing)를 추구하는 디지털노마드가 꿈꾸는 새로운 세상이다. 그들은 유니버스 속 공간의 질서를 강요받는 것을 답답해한다. 그들은 유니버스에서 필요하다고 배운 가치를 거부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려 한다. 유니버스 속 세상 사람들이 보면 쓸데없어 보이는 가치일 수 있다.
대표적 메타버스로는 ‘게임’과 ‘오타쿠’ 영역을 넘어 최근에는 ‘캠핑’, ‘반려동물’ 영역을 들 수 있다. 운동과 자기만족이 결합된 바디프로필 영역도 새로운 메타버스의 가치로 각광을 받고 있다. 유니버스론자들이 본다면 결혼과 출산을 하지 않으면서 반려동물을 입양하고 생활하는 모습은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그러나 메타버스를 꿈꾸는 노마드들은 마약보다 강력한 다이놀핀의 경험을 하게 된다. 모르핀의 200배 효과가 있다고도 하는 다이놀핀이 뿜어져 나오게 하는 메타버스에서는 배고픔도, 고민도, 미래의 두려움도 없다. 직장이나 집, 돈, 경쟁이라는 유니버스의 생존조건을 무시하거나 극복할 수 있게 만드는 강력한 가치가 메타버스노마드들의 삶을 이끈다.
스타트업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시장이기도 하다. 기존 유니버스에 특화된 기업이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이기도 하다. 메타버스 영역과 메타버스노마드의 철학적, 시대적 탄생원인과 특성을 먼저 읽어내 보자. AR, VR, 아바타가 메타버스의 모든 것이 아니다. 메타버스노마드가 추구하는 가치를 함께 해결해 주고, 유니버스와 메타버스를 연결하는데 스타트업은 강력한 힘을 가졌다. 스타트업 자체가 바로 메타버스이기 때문이다.
박항준 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 이사장 dhnawoo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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