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리브엠, 알뜰폰 사업 최종 승인...금융 알뜰폰 진출 도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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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KB국민은행 종합금융센터 알뜰폰 전담 매니저에게 상담 중인 고객. 출처 : 전자신문DB

KB국민은행 리브엠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최종 인가를 받고 알뜰폰 정식 사업자가 됐다. 생활밀착형 산업인 금융과 통신의 데이터 융합을 통해 보다 많은 혁신 서비스가 탄생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KB리브엠의 사업 승인이 타 금융사들이 본격적으로 알뜰폰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도화선이 될지도 관심이 집중된다.

12일 금융위는 정례회의를 열고, 앞서 혁신금융심사위원회가 결론내린 KB 리브엠의 알뜰폰 정식 사업 승인을 최종 의결했다. 금융위는 은행이 부수업무로서 '간편·저렴한 금융-통신 융합서비스'를 영위할 수 있도록 특례를 부여했다. KB리브엠이 부수 업무로 알뜰폰 사업을 신고하면, 금융위가 이에 대해 부수업무를 공고해 사실상 허용하게 된다.

금융위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알뜰폰 사업 승인이 금융사가 다양한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과 통신 데이터를 융합해 디지털 혁신 서비스 개발에 이바지 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영수 금융위 은행과장은 “은행이 통신 데이터를 확보함으로써 다양한 신용평가 모형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에 따른 소비자, 중소기업 등에 주어지는 혜택도 있다”고 말했다.

알뜰폰 시장을 관할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금융 알뜰폰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 또한 한 몫 했다. 과기정통부는 새로운 사업자가 들어오면서 알뜰폰 시장이 활성화되는 한편 이미지가 제고됐으며, 다양한 상품 출시가 이뤄졌다는 의견을 금융위에 전달했다.

알뜰폰 시장에서 요구했던 이동통신 3사 자회사 수준의 점유율 및 요금 규제 등은 부과되지 않았다. 금융위는 해당 내용을 알뜰폰 시장을 관리하는 과기정통부가 고려하는 것이 맞고, 현재 점유율이 규제를 고려해야 할 수준도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금융위는 부수업무 공고에 건전성 훼손 방지, 소비자보호, 과당경쟁 방지 및 노사간 상호 업무협의 등을 위한 조치를 마련·운영하고, 운영상황을 금융위에 매년 보고할 것을 명시한다.

강 과장은 “KB리브엠이 중소 사업자를 겨냥한 저가 가격 경쟁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며 “금융 서비스와의 융합 관계에서 차별적인 서비스를 지원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B리브엠은 지난 2월 사용자 40만명을 돌파하며 가입자를 확대하고 있다. 알뜰폰 최초로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와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했다. KB모바일인증서를 통한 이동통신서비스 가입·개통을 지원해 금융연계 및 고객 접근성을 제고했다. 예·적금과 패키지 상품을 제공해 고객 편의를 향상했다. KB리브엠은 향후 통신 데이터 분석으로 더 정밀한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알뜰폰이 은행의 부수업무로 지정될 수 있게 되면서 타 금융사들도 알뜰폰 시장 진출을 서두를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사는 알뜰폰 시장에 유리한 조건을 상당히 갖추고 있다. 대리점이라는 오프라인 유통망뿐 아니라 탄탄한 온라인 유통망 역할을 할 수 있는 자체 앱도 보유 중이다. 사용률도 높다. 요금 청구, 수납 등도 기존 금융사에서 할 수 있는 일이다.

금융사가 이처럼 알뜰폰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단지 이통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금융에 이어 통신 데이터 확보를 시도해 이를 고객 정책 및 상품 구성 등에 활용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신규 알뜰폰 고객을 기반으로 금융 상품에 대한 판매도 확대할 수 있다.

실제 이미 간접적으로 시장에 진출한 금융사들도 많다. 신한은행은 KT망을 사용하는 KT 엠모바일, 스카이라이프, 스테이지파이브, 세종텔레콤 4개 사업자의 제휴 요금제 12종류를 제공하고 있다. 자체 앱 쏠(SOL)을 통해서 가입페이지로 연결된다. 하나은행은 알뜰폰 요금제 비교 플랫폼 사업자인 고고팩토리와 손잡고 하나카드 결제 출금, 하나은행 첫 거래 사용자 대해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요금제를 선보이고 있다.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