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적 디자인(Dominant Design)은 산업에서 기술이나 제품의 디자인, 기능, 사용 방법 등이 산업 내에서 표준화돼 지배적인 것으로 자리 잡은 현상을 말한다. 이는 경쟁 기업이 따라갈 수밖에 없는 수용구나 상표 모양, 기능, 성능 등 산업에서 표준화돼 선두 기업이 공유하는 디자인 또는 기술이다. 이러한 지배적 디자인은 기술 발전 속도를 가속화하고, 경쟁 기업이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도움을 주며, 산업 내에서 안정적 기반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뛰어난 지배적 디자인으로 제품명 자체가 개념화된 사례도 존재한다. 지배적 디자인이 제품명 자체가 개념화된 사례로는 킥보드가 있다. 킥보드는 일반적으로 자전거와 같은 교통수단이 아니라 디자인이 스케이트보드와 유사한 개인 이동 수단이다. 그러나 이러한 개념이 처음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으며, 킥보드라는 용어는 브랜딩 전략과 더불어 지배적 디자인에 의해 일반 대중에 보편화됐다. 미국의 킥보드 제조업체 레이저는 이 용어를 브랜딩 전략 핵심으로 삼아 킥보드라는 용어를 홍보하고 이 용어 자체가 개념화되도록 노력했다. 이로 말미암아 킥보드라는 용어가 대중에게 더욱 친숙해져서 일반 대중이 이 이동 수단을 쉽게 이해하고 구매하게 되었는데 성공적인 지배적 디자인 사례의 하나로 평가된다.
워크스테이션(Workstation)도 좋은 사례다. 이 용어는 1980년대 초기 컴퓨터 산업에서 등장했다. 이전까지는 미니컴퓨터, 마이크로컴퓨터와 같은 용어가 사용됐다. 그러나 워크스테이션이라는 용어가 등장하면서 기업용 고성능 컴퓨터를 의미하는 대표적 용어로 자리 잡았다. 이후 이 용어는 디자인 산업과 엔지니어링 산업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워크스테이션이라는 용어는 제품명이 아니라 용어 자체가 개념화된 대표적인 지배적 디자인 사례 가운데 하나다.
또 다른 사례로는 구글(Google)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검색 엔진 구글이라는 이름은 처음엔 미국의 수학용어 '구글'을 따서 만들어졌다. 이후 구글은 검색 엔진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구글이라는 이름이 인터넷 자체를 의미하는 대표적인 용어로 자리 잡게 됐고, 이러한 과정에서 구글은 대중적인 인터넷 검색 서비스의 대표 용어가 됐다.
국가별로 지배적 디자인이 다를 수 있다. 각 국가의 문화, 역사, 산업 구조 등이 다르기 때문에 특정 디자인이 다른 국가에서는 지배적 디자인이 아닐 수 있다. 또 각 국가에서는 다른 규제와 표준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 역시 지배적 디자인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유럽연합(EU)에서는 제품 안전성과 관련된 규제가 강화돼 있기 때문에 지배적 디자인이 EU에서는 다를 수 있다. 유럽에서는 제품 안전성을 강화하는 CE 마크가 있는데 이 마크는 EU에서 판매되는 모든 제품에 필수적으로 적용되며, 제품의 안전성과 적합성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따라서 CE 마크를 적용하지 않은 제품은 EU에서 판매될 수 없다. 이 같은 규제 때문에 EU에서는 다른 지역과 달리 안전성을 중요시하는 디자인이 더 많이 선택될 가능성이 짙다. 예를 들어 EU에서는 자동차의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보조제동장치, 사이드 에어백, ABS(Anti-lock Braking System) 등이 적용되고 있다. 이러한 안전성이 강조된 디자인이 EU에서는 지배적 디자인이 될 가능성이 짙다.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이사 glory@cnt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