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2분기 경기도 부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도체·철강 업체들이 포함된 대기업들이 중소·중견기업보다 더 부정적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최근 전국 제조업체 2257곳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2분기 BSI는 직전 분기 대비 20포인트 상승한 94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2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BSI는 100 이상이면 해당 분기의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BSI는 작년 2분기 96을 기록한 이후 3분기 79, 4분기 81, 올해 1분기 74로 3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여왔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반등, 작년 2분기 수준으로 복귀했다.
2분기 BSI는 중소기업(95)·중견기업(94)보다 대기업(84)의 부정적 전망이 더 컸다. 중국의 리오프닝, 실내 마스크 착용의무 해제 등 기대감에 지수는 개선됐지만 수출·내수 동반부진 상황 우려는 지속됐다. 대기업은 철강, 반도체, 정유, 석유화학 등 주력업종 수출 부진과 재고 과잉 상황이 지속되면서 체감경기 회복이 더딘 것으로 보인다.
업종별로는 실내 마스크 전면해제와 중국 특수가 기대되는 화장품(137) 업종이 가장 높게 나왔다. 지난해 처음으로 수출액이 3조원을 넘어선 의료정밀(104) 업종 역시 호조세를 이어갔다. 조선·부품(102) 업종과 기계(101) 업종 역시 기준치를 웃돌았다.
반면 수요와 가격 하락세가 지속 중인 IT·가전(95)을 비롯해 정유·석유화학(95), 철강(85) 등 수출 주력품목은 여전히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다. 코로나 특수가 사라진 제약(71)을 비롯해 출판·인쇄(71), 섬유·의류(79) 업종들도 2분기 전망이 어두웠다.
지역별로는 조선업종 및 산단이 밀집해 있는 울산(108)·부산(102)·경남(101)이 100을 넘어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106), 전남(106), 충남(106) 등 기준선을 웃돈 광역자치단체는 6곳이고 100 미만인 곳은 10개 지역이다. 섬유산업 비중이 높은 대구(80)와 자동차 협력사가 많은 광주(86) 전망은 낮았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중국 리오프닝, 한일관계 개선, 마스크 해제 등 대내외 호재요인이 실제 내수소비 활성화와 수출증대로 이어지도록 정부 차원의 소비진작 대책과 수출기업 애로해소·지원방안을 맞춤형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