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도매가격(SMP) 3월에도 220원대 넘어…정부는 상한제 재시행 고심

2일 k\h당 225.57원 고공행진
상한제 적용 안돼 한전 부담 커
가스공사 열량 단가도 하락세
정부, 내달 발동 여부 놓고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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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한국전력공사가 발전사에게서 전력을 매입하는 가격인 전력도매가격(SMP)이 3월에도 ㎾h당 220원대를 넘고 있다. 이달은 지난해 12월에서 3개월간 시행된 'SMP 상한제'를 시행하지 않는 달이어서 한전의 부담이 확대될 전망이다. 반면 민간발전사들의 손실 보상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어 내달 SMP 상한제 재시행을 앞두고 정부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2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2일 SMP는 ㎾h당 225.57원, 지난 1일 SMP는 ㎾h당 237.6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평균 SMP가 ㎾h당 251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비해 소폭 하향됐지만 여전히 220원대를 웃돌고 있다.

이달은 SMP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지난해 국무조정실 규제개혁위원회에서 한 달에 한 번씩 발동조건을 살펴보고, 3개월 이상 시행할 수 없도록 권고했기 때문이다. 지난 3개월 동안 SMP 상한제에 따라 제한됐던 정산가격도 이달에는 다시 오를 전망이다.

SMP 상한제 발동 조건만 보면, 내달 상한제가 다시 시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SMP 상한제는 직전 3개월 동안의 SMP 가중평균이 과거 10년 동안의 월별 SMP 평균값의 상위 10%에 해당할 때 시행할 수 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직전 10년 월평균 통합 SMP 상위 10%는 지난해 12월 154.19원, 1월 154.42원, 2월 155.29원을 기록했다. ㎾h당 154~155원 대에서 상한제 발동조건이 충족되는 셈이다. 이달 SMP도 이 같은 발동조건과 비교해 ㎾h당 70원 넘게 초과했다.

관건은 정부 당국의 판단이다. SMP 발동 조건이 충족되더라도 정부 당국이 재량껏 판단해 SMP 상한제 시행에 관한 고시를 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민간발전사들이 SMP 상한제로 인한 손실 보상을 요구하고, SMP 상한제를 지속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점도 정부에게는 부담이다. 민간발전사들은 SMP 상한제 시행을 지속하고 이에 대한 손실 보상마저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는 소송전까지 고민하고 있다.

SMP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한국가스공사의 열량단가도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SMP 상한제 발동조건도 완화되고 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가스공사의 3월 액화천연가스(LNG) 열량단가는 1Gcal당 14만868원으로 지난달 14만9372원 대비 5.7% 하락했다. 지난 1월 열량단가는 1Gcal당 15만1163원을 기록했는데 추세적으로 지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 LNG 가격이 떨어지고, 국내에서 겨울철이 지나면서 LNG 수요가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SMP 상한제를 다시 시행하지 않기에는 변수가 크다는 지적도 있다. 발전업계는 지난 3개월 간 SMP 상한제 시행으로 한전이 1~2조원 효과를 본 것으로 추정한다. 한전은 지난해 약 33조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전기요금 인상 폭과 속도 조절을 주문한 상황에서 전기소비자 보호를 위해 상한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내달 SMP 상한제를 발동할 지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현행 고시상으로 SMP 상한제 시행 여부가 산업부의 재량사항이지만, 이달 여러 상황을 고려해 SMP 상한제 발동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고시상으로는 (SMP 상한제를) 할 수 있다고 돼 있기 때문에 (산업부의) 재량사항”이라면서 “(시행 여부에 대해) 뭐라 말할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