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제키워드는 '풍전등화·첩첩산중'...유망업종 배터리·바이오·모빌리티

대한상의, 전문가 85명 설문
76% "저성장 고착화 원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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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문가들이 올해 키워드로 '풍전등화' '첩첩산중'을 뽑았다. 인플레이션과 경험한 적 없는 장기 저성장 국면, 새로운 수출 환경 등이 이유다. 유망 산업은 배터리·바이오·모빌리티로 의견이 모아졌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경제·경영 전문가(대학교수, 공공·민간연구소 연구위원) 8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 경제키워드 및 기업환경전망' 조사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경제를 표현하는 키워드로 '풍전등화' '심연' '첩첩산중' '사면초가' 등을 꼽아 우리 경제가 어둡고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어려운 가운데 대응책 마련에도 고심했다. 이들은 '암중모색'(어둠 속에서 손을 더듬어 찾음), '중력이산'(많은 사람이 힘을 합하면 산도 옮길 수 있음), '경제와 사회의 회복탄력성' 등을 키워드로 들며 대처 방향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올해가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는 의견에 대해 '동의한다'는 답변이 76.2%에 달했다. 전문가들이 전망한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은 1.25% 수준으로, 1.5~2.0% 구간인 주요 기관들의 전망치를 밑돌았다. 올해 소비 및 투자 전망도 '작년과 유사하거나 둔화될 것'이라는 응답이 각각 90.5%, 96.4%였다. 수출에 대해서는 78.6%가 '작년과 유사 또는 둔화'를 예상했다.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도 주요기관 예상치를 밑돌았다. 전문가들이 내다본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2.22% 수준으로 주요기관의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하회했다. 주요 교역국 경제 전망도 부진했다. 미국과 중국 경제 전망에 대해 '작년과 비슷하거나 악화될 것'으로 답한 비율은 71.4%, 75%였다.

반도체 이후 우리나라를 이끌 먹거리 산업으로는 배터리(21.2%), 바이오(18.8%), 모빌리티(16.5%), 인공지능(10.6%) 등이 제시됐다. 차세대 반도체가 계속해서 우리 경제를 이끌 것으로 예상하는 응답도 5.9%였다.

새해 우리경제가 직면한 경제 리스크로는 '고금리 상황'(24.5%), '고물가·원자재가 지속'(20.3%)이 가장 많이 꼽혔다. 다음으로 '수출 둔화·무역적자 장기화'(16.8%), '내수경기 침체'(15%), '지정학 리스크'(미-중 갈등, 전쟁 등 13.8%) 등 순이었다.

정부가 올해 중점을 둬야 할 경제정책 분야로는 '미래전략산업 육성'(25%)이 가장 많았다. '자금·금융시장 안정'(23.8%), '경제안보·경제외교'(11.9%), '수출 확대'(9.5%), '산업·기업 구조조정'(8.3%) 응답이 뒤를 이었다.

황경인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요국들이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자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산업통상정책을 적극 펼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우리 정부는 규제 개선, 차세대 기술개발 지원, 인력 양성 등 기초체력 강화를 위한 정책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