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면세산업 미래 경쟁력, 지금부터 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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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정우 경희대 명예교수

과거 면세산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며 많은 사람으로부터 주목받았다. 그러나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단체관광객 방한 금지, 코로나19 등을 겪으면서 이러한 얘기는 쑥 들어갔다. 면세산업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 같다.

국내 면세산업은 코로나19로 말미암아 가장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 정부도 이를 알고 다양한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 면세점 영업비와 특허 수수료 감면, 무착륙 관광 시 면세점 이용 허용, 해외 대량 구매자 판매 조건 완화, 미입국 외국인에게 면세품 온라인 판매 등을 실시하고 있다.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지난 2020년부터 면세기업은 적자 경영 상태다.

코로나19 발발 이후 현재까지 우리 면세시장의 큰손은 '다이궁'이라 불리는 중국 보따리상이다. 면세점은 이들에게 면세품을 판매할 때마다 일종의 커미션인 '송객수수료'를 경쟁적으로 지불하면서 판매, 적자 경영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면세점의 총 매출액은 약 17조8000억원인데 중국 보따리상인 다이궁에게 지급된 송객수수료는 전체 매출액의 21.7%인 3조8700억원이나 됐다. 열심히 판매해서 이익금을 모두 다이궁에게 송객수수료라는 명목으로 지불하다 보니 우리 면세기업의 2020년 영업손실액이 4000억원을 넘는다.

우리 면세산업에는 세 가지 취약점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우리 면세 소비자의 70% 이상이 중국 관광객에 몰려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중국인 가운데 다이궁에 의한 매출이 많아서 우리 면세기업이 경쟁적으로 과도한 송객수수료를 주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말미암아 면세 매출액은 많지만 영업 손실을 보면서 판매하고 있는 구조다. 세 번째로 코로나19 이후 중국의 면세 지원 정책은 중국 관광객 해외 면세품 구매를 자국 내에서 구매토록 하는 내수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하이난에서 면세품 구매 시 면세한도액을 약 1900만원으로 높인 데다 면세 온라인 판매 허용, 품목 확대 등을 통해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 면세소비자를 하이난으로 유도하고 있다.

우리나라 면세시장 경영 환경이 중국 등 면세 경쟁국에 비해 좋지 않다는 약점도 있다. 우리 면세시장은 중국 관광객 중심인 면세 소비자를 다양한 국가로 분산시킬 장기 전략이 필요하다. 또 과도한 송객수수료 지불을 원천적으로 개선할 방안 마련도 필요하다. 많은 면세 매출에도 이익 대부분을 송객수수료라는 명목으로 다이궁에게 지불하는 현 상황은 극히 정상적이지 않다.

중국 정부는 우리 면세 소비자 대부분이 중국 관광객이란 것을 잘 알고 있다. 면세 매출액 세계 1위 기업인 중국 CDFG의 최고경영자(CEO) 찰스 천은 “한국 면세사업 절반은 중국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얘기하고 있다.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면세시장 소비 국가 다변화, 면세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방안 마련도 필요하다. 많은 면세기업이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마음 놓고 사업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면세 정책은 중국과 비교해도 여러 부분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 장기적으로 면세산업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중장기 계획도 준비해야 한다. 최근 면세산업 발전을 위해 주무 부처인 관세청을 중심으로 산·학·관 협의체를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면세 매출액 대비 세계 1위 대한민국이 미래에도 경쟁력 있는 면세산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치밀한 계획과 실천이 필요하다. 미래에도 면세산업이 젊은 인재가 가고 싶은 희망찬 직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변정우 경희대 명예교수 jwbyu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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