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경영계획 수립을 완료했거나 경영계획 초안을 짠 기업 10곳 중 9곳이 경영 기조를 현상 유지 또는 긴축 경영으로 설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회복 시점은 2024년 이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전국 30인 이상 기업 24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 기업 경영전망 조사'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그 결과 응답 기업의 54.2%가 내년 경영계획의 최종안을 확정(12.9%)했거나 초안을 수립했다(41.3%)고 답했다. 45.8%는 초안도 수립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경영계획 수립을 완료했거나 초안을 짠 기업에 새해 경영계획 기조를 묻자 90.8%가 '현상 유지'(68.5%) 또는 '긴축 경영'(22.3%)을 하겠다고 말했다. '확대 경영'이라는 응답은 9.2%에 불과했다.
긴축경영을 선택한 기업 중 72.4%(복수응답 가능)는 구체적인 시행계획에 대해 '전사적 원가 절감'을 선택했다. 이 외에 '유동성 확보'(31.0%)와 '인력운용 합리화'(31.0%)를 선택한 기업 비중도 높았다.
경영계획을 수립하거나 초안을 만든 기업을 대상으로 새해 투자 계획을 조사하자 '올해 수준'이라는 응답이 66.9%로 가장 많이 나왔다. 올해 대비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기업 비율은 15.4%에 그쳤다. 채용계획 역시 '올해(2022년) 수준'이라는 응답이 61.5%로 가장 많았으며 '채용 확대'는 24.6%, '채용 축소'는 13.8%였다.
응답 기업의 74.2%는 우리 경제가 정상궤도로 회복되는 시점에 대해서는 '2024년 이후'를 꼽았다. 또 '2025년 이후'라는 응답도 22.9%에 달했으며 '내년'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25.8%에 그쳤다.
기업들이 전망한 새해 경제성장률은 평균 1.6%였고, 구간별로는 성장률이 2.0% 미만일 것이란 응답 비율이 90.8%에 달했다. 현재 자금 상황을 묻는 말에는 응답 기업의 43.0%가 어렵다고 답했다. 또 50.5%는 내년 자금 사정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해 기업 자금 상황이 더 악화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경총은 전했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새해 경기상황이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업의 활력을 돋을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라며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다른 나라 기업들보다 최소한 불리한 환경에서 경쟁하지는 않도록 세제와 노동시장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