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율을 인하하면 기업의 투자·고용이 촉진돼 법인세수가 오히려 증가하며, 인하 효과가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에도 나타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3일 황상현 상명대 교수에게 의뢰한 '법인세 감세의 경제적 효과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외환위기 때부터 작년까지(1998~2021년) 외부감사대상 기업(금융업 제외) 재무지표와 법인세 명목 최고세율(지방세 포함) 데이터를 기초로 회귀분석을 통해 법인세율 변화가 기업 투자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했다. 그 결과 법인세 최고세율을 1%포인트(P) 인하하면 기업의 총자산 대비 투자 비중은 5.7%P 증가하고, 고용은 3.5%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경련은 법인세율 인하가 기업의 자금여력 확충에 기여함으로써 투자·고용을 활성화시킨다는 것을 방증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법인세율 변화가 기업의 '(실질)법인세비용'에 미치는 영향 분석을 통해 법인세수에 미치는 영향을 간접적으로 추정한 결과 법인세 최고세율을 1%P 인하하면 기업 법인세비용은 오히려 3.2%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경련은 법인세율 인하로 기업 법인세비용이 감소하는 효과보다 감세로 기업 성장이 촉진됨에 따라 법인세비용이 증가하는 효과가 더 크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라고 강조했다.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가 정부 법인세수 증가를 가져온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구분해 법인세율 인하가 기업 규모별로 투자·고용·세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법인세 최고세율을 1%P 인하하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총자산 대비 투자 비중은 각각 6.6%P, 3.3%P 증가해 대기업 투자 활성화 효과가 중소기업에 비해 두 배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법인세 최고세율 1%P 인하로 인한 고용 증가율은 대기업 2.7%, 중소기업 4.0%로,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1.5배 큰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우리나라가 경제 활력을 제고하려면 법인세율 인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경제는 저성장 기조에 있고 향후 잠재성장률도 지속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법인세율 인하로 기업의 세부담을 완화하고 이를 통해 '투자·고용 확대-경제 성장-세수 증대'의 선순환을 도모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제언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지금은 법인세 감세를 통해 기업들이 당면한 고물가·고금리 위기를 잘 헤쳐나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