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FOMC 앞두고…환율 또 요동

Photo Image
연합뉴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원·달러 환율 추이

한·미 정상회담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환율이 급변동했다.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1399원까지 오르며 1400원에 바짝 다가섰다가 이번 주 들어 하락하는 등 1380~1390원대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6원 오른 1393.6원에 마감했다. 반대로 20일에는 3.6원 내린 1390원에 장을 시작해 오후 들어 낙폭이 커졌다. 이날 환율은 전날 대비 4.1원 내린 1389.5원에 마감했다. 문제는 환율 상승 속도다. 환율은 6월 23일 1300원을 돌파한 뒤 지난달 23일까지 2개월 새 40원이나 급등했다. 이후 상승 속도를 높여 8월 마지막 주에 1350원과 1360원을 차례로 돌파했고, 이달 들어 1399원까지 치솟았다.

20~21일(현지시간) 열리는 FOMC 회의 결과에 따르는 불확실성이 환율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시장에선 Fed가 0.5%포인트(P) 금리를 올린다고 전망했지만 회의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0.75%P 금리를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3연속 단행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상단이 3.25%로 3%대 고지를 밟는다. 한국은행 금리가 2.5%임을 감안하면 금리차가 0.75%P로 벌어지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을 진정시킬 수 있는 가장 큰 요인은 FOMC와 비슷한 시기에 개최될 것으로 알려진 한·미 정상회담이다. 대통령실은 회담에서 한·미 통화 스와프 논의가 공식화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통화 스와프는 우리 원화를 미국에 맡기고 달러를 빌릴 수 있도록 하는 계약을 말한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지난 16일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외환시장과 관련해 긴밀하게 협의하기로 정상 간에 말씀을 나눴고, 재무장관 회담도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논의가 있을 것으로 안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나라는 한미 통화 스와프 효과를 톡톡히 본 바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 300억달러 규모 한미 통화 스와프를 체결한 데 이어 코로나19 초창기인 2020년에도 통화 스와프를 맺었다가 이후 종료했다. 다만 한미 통화 스와프는 중앙은행 간에 논의하는 사항으로 한은 내부에선 통화 스와프와 관련한 진전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문가들은 단기 이벤트가 지난 뒤 조만간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 불확실성 리스크가 커지고 있고 국내 펀더멘털도 취약해지고 있어 1400원 방어가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