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술은 보편화됩니다. 기술 격차보다 다른 격차를 만드는 게 차별화 핵심입니다. 그게 바로 데이터입니다.”
윤혜정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원장은 지난달 31일 전자신문이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털 서울 파르나스호텔에서 주최한 'ET테크리더스 포럼' 4회차 강연에서 디지털 전환과 이를 위한 데이터 중요성을 설명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데이터가 핵심이다'를 주제로 강연한 그는 '4차 산업혁명은 알 수 없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라고 정의했다. 그동안 측정 불가능했던 것을 측정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로, 관련 기술은 일반화되기 때문에 데이터에 관심을 가져야 경쟁에서 앞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기후문제(탄소중립), 인구문제(저출산·고령화), 디지털전환이 시대의 화두로 윤석열 정부의 기조이기도 하다”며 “다른 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게 디지털전환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디지털전환에 대한 관심이 늘고 투자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최근 몇 년간 기업은 데이터 수집과 활용을 위한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를 도입하는 등 투자의 상당 부분을 데이터에 집중했다며 이는 디지털전환을 이끄는 핵심이 데이터라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윤 원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와 세계경제포럼 보고서를 인용, 기업 데이터 분석(BDA)과 데이터 활용이 기존 산업을 새로운 형태로 전환·확장시키며 이용자에게 산업 경계를 초월한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윤 원장은 이처럼 중요한 데이터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할지, 관련 인력 이슈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에 대한 방안을 소개했다.
그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보고서가 정의한 디지털 전환의 네 가지 단계(4 Tiers)를 제시하며 “디지털전환은 구축된 자산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축적하고 생산성과 효율성을 제고하는 단계에서 시작한다”고 말했다.
자산 외부의 제품·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생산성과 운영 효율성을 제고하는 것이 두 번째 단계, 디지털 고객에게 데이터 중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새로운 수익원 창출 모델을 발굴하는 게 세 번째 단계라고 설명했다. 마지막 단계는 사용자 상호 작용 데이터를 생성, 고객간 교류를 촉진하는 단계다.
윤 원장은 2020년 8월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법, 정보통신망법) 개정·시행에 따라 가명정보 활용, 개인정보 전송요구권(마이데이터) 등이 도입되는 등 달라진 정부 정책에 주목해 데이터를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ICT 인력 문제와 관련, 윤 원장은 “OECD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9년까지 ICT 전문가 채용에 애로를 겪는 기업이 70% 증가했는데 이는 그만큼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해진다고 설명했다.
윤 원장은 “결국 개개인이 가진 암묵적 지식을 축적하고 증폭시킬 때 조직 역량이 증가하고 새로운 창조가 가능하다”며 “조직이 가진 지식 데이터화와 통찰력 확보를 통해 인력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올 해 세계에서 생성되는 데이터가 인류가 지금까지 생산된 데이터를 합친 것만큼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며 “알 수 없던 것을 알게 되는 시대가 되는 만큼 데이터를 활용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경쟁우위가 갈릴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ET테크리더스포럼은 전자신문이 올해 창간 40주년을 맞아 처음 개최하는 것으로 경영과 사업전략 관점에서 기술 트렌드를 공유하고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는 자리다. 1기 포럼은 국내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 임원과 정·관계 인사 등 회원 30여명으로 출범했다. 올 연말까지 약 20주차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리더스포럼사무국 ete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