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무더위…커지는 '에너지 위기'

세계 주요국의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에어컨 등 냉방기기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각국 정부는 자국민을 대상으로 절전을 호소하고 있지만 뾰족한 해결책이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미국, 프랑스 등 주요국이 최근 전력 수급 압박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연료 부족에다 기후변화에 따른 기온 상승으로 전력 공급 시스템에 부과되는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는 지난 11일 1980년 이후 최고 기온 39.4도를 기록했다.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에어컨 수요도 급증세를 보였다. 텍사스주는 미국 50개 주 가운데 가장 많은 풍력발전을 도입했다. 하지만 11일 바람이 불지 않으면서 가동률이 10%선에 그쳤다. 같은 날 전력 공급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에너지 규제당국은 텍사스주에 절전을 요청했다. 한때 순환 정전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예비 발전 설비를 가동하며 위기를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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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전력 시스템도 과부화 상태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전력공사(EDF)는 14일부터 무더위가 지속되는 날씨를 감안해 남부 지역 일부 원자력발전 출력을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더운 날씨에 인근 강으로 냉각수를 방출하면 수온이 급격히 상승하는 등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EDF의 송전 관련 자회사 RTE는 오는 2050년까지 기후변화 등에 따라 원전 출력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 계속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프랑스는 유럽 내 다른 국가로 전력을 수출하고 있다. 프랑스의 원전 출력이 낮아지면 수요국인 독일 등은 가스화력발전 가동을 늘릴 수밖에 없다. 닛케이는 현재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중단한 유럽에서는 겨울 난방용 가스 재고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로 떠올랐다고 덧붙였다.

닛케이는 지난 3~5월 폭염이 지속된 인도에서도 정부 주도의 계획 정전과 절전 캠페인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자국산 석탄 부족으로 화력발전에 수입 석탄을 혼입해서 전력을 생산했다고 설명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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