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메타버스,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등은 최근 일상의 삶에서 쉽게 만나는 용어들이다. 이러한 정보통신기술(ICT)은 코로나19로 말미암아 우리 삶 속으로 더욱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전 세계 인류가 경험하고 있는 유례 없는 팬데믹 상황은 사람들 간 직접 대면을 감소시켰으며, 최소한의 거리 두기를 유지해야 했다. 급기야 삶의 변화는 대면 사회에서 비대면 사회로의 전환을 요구하기도 했다.
정보통신기술 발전과 함께 비대면 사회를 통하여 일상에서 더욱보다 쉽게 만날 수 있었던 것 가운데 하나가 메타버스일 것이다. 메타버스는 AI, 데이터, 네트워크, 가상 융합기술 등 정보통신기술이 망라된 집약체라 할 수 있다.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가 융합된 공간을 만들어 내고, 그곳에서 사람과 사물이 상호작용하면서 새로운 사회적·경제적·문화적 가치를 창출하는 일종의 플랫폼으로 이해된다. 시공간 제약이 없다는 점에서 메타버스를 향한 관심은 앞으로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다. 또한 차세대 인터넷으로 주목받으며 산업 현장에서 새로운 모델에 대한 기대도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은 급속도로 확산하되고 있다. 팬데믹 상황이 지속되면서 기존의 전시, 공연 등은 막을 내려야 했다. 그러나 메타버스와 함께 다시 활로를 찾기 시작하면서 현재 미술관, 박물관 등에서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이를 도입하기 위한 준비 또는 논의를 이어 가고 있다고 한다. 메타버스가 가상세계와 현실세계 만남에 따라 더욱 확장된 시공간으로 등장하면서 예술창작 및 예술을 통한 소통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듯 기존의 삶에서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일상의 삶이 되면서 사회는 발전하고 삶의 질도 향상되고 있음은 분명한 일인 것 같다. 그러나 어느 누군가에게는 이러한 급격한 변화가 삶의 터전을 뒤흔들며 일상의 혼란으로 다가오기도 할 것이다. 2016년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와 이세돌 9단과의 바둑 대결은 모두에게 놀람과 신선한 기대를 동시에 던져주는 일이었다. 그리고 이 대결은 미래사회의 주인이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와 동시에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미래 인간의 삶의 여건이 월등히 좋아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왔다.
인공지능의 등장이 가져올 미래사회에 대한 기대는 즐거운 상상일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미래사회에 대한 우려가 걱정과 불안으로 증폭된다면 우리의 미래는 더는 이상 즐거운 상상이 되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걱정과 불안보다는 즐거운 상상의 미래사회를 꿈꾸는 편이 낫지 않을까.
예전에 누군가 들려준 이야기가 생각난다. 영국에서 마차가 주 교통수단일 때, 처음 자동차가 등장하면서 기존의 교통수단이 사라지고 직업을 잃게 될 우려와 걱정으 자동차가 처음 등장했을 때 새로운 교통수단의 등장을 반대하는 등 사회적으로 매우 혼란스러웠다고 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기존의 교통수단에 종사하던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교통수단에서 새로운 직업에 종사할 수 있게 됐되었다. 당연한 이야기의 결론이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보는 관점에 따라 매우 의미 있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 이후 AI 등장이 미래사회에 가져올 변화에 대한 많은 논의가 있었다. 영국의 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이 걱정과 불안에 잠식되어 미래사회의 도래를 거부하는 것보다 AI가 가져올 미래사회에서의 새로운 삶의 일상을 준비하면서 우리의 미래를 즐거운 상상으로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익숙한 것에 안주하는 것은 걱정을 없애 줄 수 있지만 새로움에 도전하는 즐거움은 없을 것이다. 미래사회가 우리의 삶을 후퇴시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미래사회를 준비하지 못할 때 우리의 삶이 후퇴하게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미래사회가 즐거운 상상이 될 수 있도록 걱정과 불안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전의 즐거움으로 일상을 채워야 하지 않을까.
김성하 경기연구원 연구위원 shartpia@gr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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