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한 원자력시설, 원자력 사고가 일어난 곳의 방사성 오염 토양을 자성 나노입자로 친환경·경제적으로 정화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곧 상용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자성 분리 기술을 이용한 방사성 오염 토양 정화 방법'을 아름다운환경건설에 이전하는 기술 실시 계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정액기술료 1억원, 매출액 3.5% 경상기술료 조건이다.
아름다운환경건설은 1996년 설립된 환경 정화 업체다. 토양, 지하수 등 환경 관련 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방사성 폐기물 처리 등 원전 해체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방사성 오염 토양에서 가장 흔한 세슘은 지름 0.002㎜ 이하 미세 흙 입자인 점토와 강하게 결합하는데, 점토는 표면이 음전하를 띠는 특성이 있다. 김일국 원자력연 연구원팀은 이에 착안, 양전하를 띄는 나노입자를 개발해 세슘과 결합한 점토를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별도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 자기력만을 이용해 오염 토양을 분리할 수 있어 경제성이 우수하다.
자성나노입자는 점토를 분리하고 남은 토양을 정화할 때도 유용하다. 기존 금속-페로시아나이드(세슘 제거용 입자)에 자성나노입자를 결합해 오염 토양을 세척할 수 있다. 이 두 과정을 거쳐 토양 속 세슘을 95% 이상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자력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향후 대덕특구 기술사업화 역량 강화 사업을 통해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을 발전시킬 계획이다.
김일국 연구원은 “개발한 오염 토양 정화 방법은 자성나노입자 기술을 접목한 안전하고 효율적인 기술”이라며 “향후 국내 원자력시설 해체 시 발생 가능한 방사성 오염 토양을 처리하는데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