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상 콘텐츠는 기술과 플랫폼 덕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작가나 감독 등 크리에이터는 물론 이를 표현할 배우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물론 스타성 배우에게 캐스팅 쏠림이 나타나지만 배우 수요 증가는 아이돌 스타에게도 큰 기회로 다가왔다.
특히 '연기돌'로 수식되는 아이돌 배우 중 명품 연기력을 과시하는 최상위 아티스트는 본인은 물론 동료 후배에게 다채로운 아티스트 포트폴리오를 꾸릴 수 있는 사례가 되는 한편 본업인 가수 행보에 관심을 높이고 대중과 아티스트 동료, 업계 관계자 등 다방면에서 큰 인상을 남기고 있다. 이제는 배우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선입견을 깬 명품 '연기돌'은 누가 있을까. 엔터테인&에서는 선입견을 깨고 안방극장을 매료시킨 명품 연기돌을 조명해본다.
◇이준호(2PM)
이준호는 2008년 9월 데뷔곡 '10점 만점에 10점'으로 데뷔한 2PM 멤버이자 2014년 FEEL 이후 10년 가까이 솔로 뮤지션으로도 활약 중인 아티스트다. 데뷔 초부터 안정적 보컬과 댄스 실력, 꾸준한 자작곡 활동과 함께 2013년 영화 '감시자들' 다람쥐 역을 시작으로 '스물' '협녀' 등 스크린 행보와 함께 2016년 tvN '기억'을 통해 안방극장에 처음 등장하며 배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017년 KBS2 수목드라마 '김과장'에서는 '서율' 역을 맡아 상대 배역 남궁민과 베스트커플상을 수상할 정도로 뛰어난 케미와 함께 밉지 않은 악역 연기를 섬세하게 보여주며 명실상부한 배우로서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2019년 tvN 토일드라마 '자백'을 비롯해 2017년 JTBC '그냥 사랑하는 사이', 2018년 SBS '기름진 멜로' 등은 대체자가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배역 자체에 녹아드는 듯한 캐릭터 표현을 펼치며 안방극장을 매료시켰다.
전역 복귀작인 MBC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는 이산 역으로 강단 있는 군주로서의 모습과 은근한 지략, 상대 배우 이세영과의 로맨스 케미 등을 표현하며 연말 트렌드 중심을 차지했다. 배우로서 이준호 매력은 선하면서도 지적인 비주얼 분위기와 함께 싱어송라이터로서 다양한 감정표현과 무대 감각을 바탕으로 철저한 캐릭터 연구로 과하지 않고 자연스러우면서도 맛깔 나는 연기표현을 보여준다는 데 있다.
이준호 연기는 밈으로 떠오른 '우리집(2015)' 신드롬 가수 매력과 함께 안방 대중에게 배우 그 자체로서 호감을 불러일으키며 지난해 영화진흥위원회(코픽) 'Korean Actors 200-The Actor is Present' 남자 100인에 선정되는 등 이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도경수(엑소 디오)
도경수는 2012년 4월 첫 앨범 'MAMA'로 데뷔한 EXO(엑소)의 메인보컬이다. K-팝 대표그룹으로 꼽히는 EXO멤버로서 활약 속에서도 2014년 SBS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를 시작으로 배우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영화 데뷔작 '카트' 등에서 아이돌이라는 선입견을 지울 정도로 섬세하고 자연스러운 연기력으로 대중은 물론 평론계에서도 주목할 만한 배우로 꼽혔다.
이런 호평은 조정석과 함께 한 2016년 '형' 속 비운의 유도선수 고두영 역을 필두로 국내 쌍천만 영화 '신과 함께' 속 원일병 역, 2019년 입대 직전 개봉된 '스윙키즈' 주인공 로기수 역 등 스크린 활약과 함께 최종화 14.4% 시청률로 마무리된 첫 주연 드라마 tvN '백일의 낭군님'을 계기로 아이돌 연기자가 아닌 완벽한 배우로서 대중에게 각인됐다.
도경수 매력은 소년미와 남성미를 오가는 순수한 분위기 비주얼과 함께 우직하게 완벽을 추구하는 노력을 바탕으로 캐릭터에 대한 적극적인 표현들로 본인 연기를 가다듬으면서 스태프들과 자연스럽게 호흡한다는 점에 있다. 도경수는 이준호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영화진흥위원회(코픽) 'Korean Actors 200 - The Actor is Present' 남자 100인에 선정됐다.
◇로운(SF9) & 차은우(아스트로)
로운은 2016년 'Feeling Sensation'으로 데뷔한 SF9 멤버이자 배우로서도 존재감을 굳혀가는 아티스트다. 중저음 매력보이스와 함께 189㎝ 우월한 피지컬과 정석적인 미남상의 세련된 비주얼로 팀내 센터 겸 리드보컬 모습이 안방극장으로도 고스란히 옮겨진 듯한 연기력을 펼친다.
데뷔전 웹드라마 '클릭 유어하트'와 2017년 KBS2 '학교 2017'로 연기를 시작한 로운은 2019년 첫 주연작인 '어쩌다 발견한 하루'에서 상대 배역 김혜윤과 달콤한 하이틴 로맨스에 이어 지난해 JTBC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 KBS2 '연모' 등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가치를 각인시키고 있다.
특히 '연모'에서는 세자의 스승이자 첫사랑 역인 정지운으로 분해 같은 타이틀롤을 맡았던 박은빈(이휘 역)과 애틋하고 안타까운 로맨스 연기를 펼치며, 현실성이나 개연성이 약하다는 드라마 전반 스토리라인 평가를 설득하며 국내는 물론 넷플릭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까지 호평을 이끌어 냈다.
차은우는 2016년 미니 1집 'Spring Up'으로 데뷔한 아스트로 멤버다. 그는 걸그룹과 견주어도 될 만큼 선한 느낌을 주는 잘생쁨(잘생김+예쁨) 비주얼과 함께 아스트로 활동은 물론 데뷔 전 2014년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 조연으로 시작된 연기 행보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특히 2018년 JTBC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2019년 '신입사관 구해령', 2020년 '여신강림' 등 소위 웹툰 기반 로코물 강자로서 새롭게 존재감을 마련하고 있다. 물론 타 아티스트에 비해 아이돌이라는 평가 자체가 좀 더 높지만 드라마 자체 신드롬급 인기와 함께 차갑고 단단한 듯하지만 선하고 부드러운 '로코 남주' 연기를 통해 배우라는 수식어를 완벽하게 설명하고 있다.
◇임윤아(소녀시대)
임윤아는 많은 걸그룹 롤 모델로 꼽히는 소녀시대 센터로 데뷔한 15년차 가수이자 2007년 MBC '9회말 2아웃'으로 안방극장에 데뷔한 이래 배우 행보를 병행하고 있는 아티스트다. 정석에 가까운 미인형 비주얼과 함께 필모그래피와 함께 꾸준히 누적된 연기력으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 안방극장까지 매료시키고 있다.
특히 최고시청률 43.6%을 기록한 바 있는 2008~2009년 KBS1 일일드라마 '너는 내운명' 속 타이틀롤 '장새벽' 연기로 중장년층에도 매력을 어필한 것은 물론 2016년 중국 후난방송 '무신 조자룡' 속 1인 2역 연기로 100억뷰 이상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글로벌 배우 매력을 드러내고 있다.
2019년 조정석과 함께 영화 '엑시트'로 942만명에 달하는 관객을 동원하며 스크린에서도 잠재력을 과시하는 등 그 활약 폭을 넓히고 있다.
임윤아 연기매력은 뛰어난 비주얼과 함께 캐릭터가 지닌 복잡한 감정표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하는 표현력과 설득력에 있다고 회자된다. 안방과 스크린 이외 예능 행보에서 비쳐지는 순수한 분위기가 배우로서 호감도까지 완성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세정
김세정은 2016년 아이오아이, 구구단 등으로 연예계에 발을 들인 아티스트로 2020년 솔로 활동에 나서면서 음악과 함께 안방극장 행보를 병행하고 있다.
그녀는 특별출연(2016년 마음의 소리)을 제외한 첫 데뷔작 격인 2017년 KBS2 '학교2017'부터 2019년 KBS2 '너의 노래를 들려줘', 2020년 OCN '경이로운 소문', 최근 화제작 SBS '사내 맞선'까지 타이틀 롤로서 맹활약하며 작품 가치도 배가하고 있다.
특히 활달한 하이틴 컬러의 학교2017 라은호 역은 물론 '너의 노래를 들려줘' 홍이영 역, '경이로운 소문' 도하나 캐릭터로 보여진 '외강내유'형 인물표현 등 실제 현실 성격 중 하나를 가져와 표현하는 듯한 섬세하고도 자연스러운 연기가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힌다.
본연의 귀염 상쾌한 비주얼로 '사내 맞선'에서 부캐 격인 신금희를 지닌 '신하리' 역으로 비쳐지는 로맨스 표현은 이른바 '한국의 엠마스톤'이라는 수식어가 부여될 만큼 배우로서 김세정의 매력을 인정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준호, 도경수, 차은우, 로운, 임윤아, 김세정 등 소위 '명품 연기돌'은 플랫폼 다변화와 콘텐츠 홍수 시대 속에 기성 배우 영역에 새로운 활력을 더함은 물론 아이돌 스타의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마련하고 있다.
박동선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