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기하, '목소리를 베이스로, 새로운 포용의 시작' (솔로EP '공중부양' 종합)

장기하 새 솔로ep '공중부양' 발매기념 인터뷰

자유로운 록 음유시인 장기하가 자신의 목소리를 베이스로 삼은 듯한 담백하지만 묵직한 솔로앨범으로 밴드 마무리 이후 4년만에 돌아왔다.

지난 22일 신보 '공중부양'을 발표한 장기하와 랜선 인터뷰를 가졌다.

장기하는 2008년 싱글 '싸구려 커피'와 함께,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 활동으로 '별일없이 산다', '장기하와 얼굴들' 등 두 장의 앨범을 발표하며 한국적 재치를 상징하는 인디와 메이저 경계의 아티스트로서 호평을 받는 뮤지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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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두루두루 아티스트 컴퍼니 제공

새 앨범 '공중부양'은 2018년 말 밴드 마무리 이후 모델·오디오북·산문집 발행 등 타 장르에서의 활약과 함께 OST·피처링으로만 활약하던 장기하가 3년2개월만에 내놓는 작품이다.

블랙톤 배경과 함께 슬로우모션 컷 중심으로 공중부양하는 듯한 퍼포먼스와 함께 자유로운 스웨그를 표출하는 뮤비를 더한 타이틀곡 '부럽지가 않어'를 필두로 △뭘 잘못한 걸까요 △얼마나 가겠어 △가만 있으면 되는데 자꾸만 뭘 그렇게 할라 그래 △다 등 5트랙으로 구성되는 이번 작품은 담담하지만 무게있는 장기하표 보컬로 베이스라인을 대체하는 듯한 분위기가 지배적으로 펼쳐진다.

또한 특유의 재치를 발휘한 가삿말을 랩 또는 판소리 아니리처럼 표출하는 바와 함께, 음악효과적 측면에서 여백과 밀집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등 소위 '장기하 다운' 독특함과 담백시원함을 직관적으로 비추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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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두루두루 아티스트 컴퍼니 제공

인터뷰 간 장기하는 작품으로나 솔로행보로나 오랜만에 맞이하는 컴백에 대한 설렘과 긴장 속에서도, 특유의 유머러스함과 함께 앨범작업 에피소드들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발매소감?

▲아직까지는 실감이 잘 안난다. "연예인이었냐?"라는 우스개 섞인 주변반응 속에서 잊었던 마음을 회복하는 중이다.

-2008년 싱글 '싸구려 커피' 당시와 지금의 솔로앨범이 갖는 차이는?
▲나 다운 것을 나답게 하자는 생각은 공통적이다. 아무도 제 음악을 기대했던 당시와는 달리, 지금은 기대하시는 분이나 최소한 제가 뭘 했다는 걸 아시는 분들이 있는 것이 차이가 있다.

-새 앨범은 어떠한 마음으로 준비했나? 작업과정은?
▲2년 전쯤 완성한 수록곡 '다'를 제외하고는 전부 지난해 초부터 작업해 완성했다.
곡들을 만들면서 생각했던 것은 '장기하의 정체성'에 대한 답이었다. 2년간의 내적 질문 속에서 내린 답은 '제 목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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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두루두루 아티스트 컴퍼니 제공

그래서 작업 자체도 제 목소리를 먼저 녹음하고서, 어울리는 것을 더해넣는 형식으로 전개했다.
가요로 인식될 최소한의 것만 더하자라는 생각에서 만들다보니, 우연찮게 전부 베이스가 빠져있더라. 어쩌면 베이스 강조의 밴드음악을 해왔던 것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싶었던 것 같다.
또한 대중가요의 클리셰를 따랐던 기존과는 달리, 음악으로 하고 싶은 표현 여부에 따라 형식이나 분량도 명확히 했다.

-재치있는 랩 느낌의 '부럽지가 않어'를 타이틀곡으로 선정한 배경?
▲라임도 딱히 없이 운율을 살리는 방향으로 주력했기에 랩이 아니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싸구려커피때부터 저는 원래 래퍼였다(웃음).
타이틀곡은 주변 지인들과 회사분들 등과 모니터링한 결과로, 많이 재밌어하실 곡으로 선정했다.

-'부럽지가 않어'가 지닌 메시지는 무엇인가?
▲들으시는 분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가삿말은 끝까지 부럽지 않다라는 내용이지만, 청자의 입장으로 들었을 때 겉과 속이 다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 바를 표현한 뮤비에서와 마찬가지로 다르게 비칠 수 있다.
지금 제 시선에서는 부러움이라는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하면 너무 힘들 수 있는 요즘 시기라는 점을 표현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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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두루두루 아티스트 컴퍼니 제공

-수록곡 '가만 있으면 되는데 자꾸만 뭘 그렇게 할라 그래'는 이자람의 판소리 대목을 샘플링했다. 이유가 있나?
▲가장 익숙치 않은 장르로서 공을 많이 들인 곡이다. 2002년 '눈뜨고 코베인' 드러머 시절부터의 인연을 갖고 있는 (이자람)누나로부터 받은 '심청가' 풀버전CD를 군복무시절 들으면서 우리말의 운율과 판소리의 대단함을 새롭게 느꼈었다.
'가만 있으면 되는데 자꾸만 뭘 그렇게 할라 그래'는  그때 당시 느낀 대단함에서 영향을 일부 받았다할 수 있는 지금의 제 음악의 톤으로 오마주한 작품이다. 물론 결과물에서는 자람누나를 놀리게 된 듯한 느낌이기도 하지만, 누나도 저도 만족할만한 결과물이 됐다.

-앨범을 들은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
▲먼저 (이)적 형은 '싸구려 커피' 당시처럼 (합격의) 웃음을 보였다. 제일 친한 카더가든은 함께 술을 마실 때 들려줬을 때 '너무 좋아서 짜증나서 때리고 싶다'라고 하더라.(웃음)
마냥 가까운 사이는 아니지만 AKMU(악동뮤지션) (이)찬혁 씨 또한 좋아해줬으며, 소속사 동료이자 형님인 강산에 형도 '싸구려 커피' 당시 기분좋은 충격을 느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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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두루두루 아티스트 컴퍼니 제공

-전체적으로 '공중부양'으로 표출하는 장기하의 목표는?
▲3년간의 결과물이라지만, 무언가의 결론보다는 솔로 장기하의 기본값이자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이정표에 어느 점을 찍었다 그 정도로만 봐주셨으면 한다.

-앨범발매와 함께 다음달 단독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특별히 준비하는 무대는?
▲순간순간, 장면장면 모두 특별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오랫동안 준비해온 공연으로 기존 장얼 당시의 밴드편성 공연이 아니라 솔로로서의 공연이다.
앞으로 영영 장얼 음악과의 결별은 아니지만, 이번 무대에서는 '공중부양' 앨범 속 노래들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잘 봐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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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두루두루 아티스트 컴퍼니 제공

-40세를 맞이한 뮤지션 장기하의 올해 행보는?
▲팬들과의 라이브방송 간 '빼마(빼박마흔)', '어쩔빼마' 등의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뭐 어떻든 솔로활동의 시작점인 이번 앨범 활동을 통해 구체적인 계획이 설 것같다. 또한 컬래버 싱글을 많이 해보고도 싶다. 이러한 모습들이 계속 되리라 생각한다.


전자신문인터넷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