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연합(EU)에 이어 일본까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심사를 승인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양사 합병이 3년여 만에 무산될 전망이다.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일본 경쟁당국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심사에 대해 큰 관심도 없고 부정적 기류가 강하다”면서 “EU가 양사 기업결합을 불승인하고 자연스레 합병이 무산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앞서 EU 경쟁당국은 새해 1월 20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심사 결과를 발표키로 했다. 일부 외신은 '불승인'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보도했다. 현대중공업이 EU 측에서 요구한 독점 방지 대책 등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양사 합병은 한 국가에서라도 불승인 받을 경우 무산된다. 일본은 EU 판단 결과에 편승하는 셈이다.
양사 합병은 추진 3년여 만에 종지부를 찍는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2019년 3월 대우조선해양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었다.
다만 합병 무산에도 현대중공업 측 타격은 없을 전망이다. 이미 대우조선해양 합병을 위해 조선부문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을 설립하는 등 지배구조를 개편한데다 조선업황도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수주잔고는 지속 늘어 2~3년치 일감을 확보했고 대우조선해양 합병에 들어갈 천문학적 인수금을 유용 대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EU 기업결합심사 결과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아직 EU 최종 발표가 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그때까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기존 방침대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