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국제수소거래소로 대한민국을 '수소허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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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욱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탄소경제가 문을 닫고 수소경제 시대로 전환하고 있다.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실현하고, 탄소중립을 이행하기 위한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수소에너지가 포함된다. 수소에너지 중심의 성장 전환이 곧 수소경제다. 수소를 만들어내는 원천이 무엇인지, 수소생산에서 탄소배출량 정도에 따라 그레이수소, 청정수소 등 등급을 매긴다.

태양과 바람에너지는 자체가 '지속 가능'이란 언어를 품는다. 지속 가능이란 단어 이면에는 재생에너지가 지닌 속성이 있다. 에너지 생산의 간헐성과 전력 계통의 불안정성이라는 재생에너지 한계가 그것이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한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태양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하루 평균 4시간이다. 밤낮, 봄 여름 가을 겨울, 편차를 이해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 기술력이 필요하다. 잉여전력 처리기술도 있어야 한다. 재생에너지가 과잉으로 공급되면 잉여전력이 발생하고, 이를 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저장 수단이 필요하다. 단순히 재생에너지의 사용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재생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태생적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또 다른 청정에너지원을 발굴하고 지원해야 한다. 그 중심에 '수소'가 있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에 '경제'라는 단어를 붙이지 않는다. 재생에너지 경제라는 말도 낯설다. 수소에너지는 다르다. 필자가 세계 최초로 20대 국회에서 발의해 국회를 통과한 '수소경제법안'은 수소경제라는 의제를 전면에 내세운다. 기존 화석연료 중심 시스템을 수소경제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은 곧 '새로운 경제' 창출과 연결된다. 모빌리티, 미래 유망품목 관련 산업, 유통 체계계, 신산업군 대두, 일자리 창출 등 산업 전반이 꿈틀댄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수소차 양산에 성공했다. 수소차 주요 핵심 부품의 99%를 국산화했다. 세계 시장 점유율은 무려 50%에 이른다. 이뿐 아니라 우리나라 산업의 기반이었던 대규모 석유화학단지에서는 부생수소가 발생되고 있다. 수소경제를 위한 인프라와 기술력이 있다.

수소경제에 국제수소 유통체계를 담아 대한민국을 수소거래 허브로 만들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필자가 발의한 '국제수소거래소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은 체계를 구축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국제수소거래소를 설립해 국가의 수소거래를 활성화하고, 안정적 수급, 가격 안정과 유통개선을 통해 국제적으로 수소경제의 안착을 도울 수 있다.

석유와 천연가스는 국제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진다. 국제 석유거래소로는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와 영국 대륙간거래소, 두바이상업거래소, 도쿄상업거래소, 상하이선물거래소가 있다. 이들 거래소가 자리한 국가의 위상은 크다. 뉴욕과 두바이, 도쿄와 상하이 등 성장과 혁신을 거듭해온 도시다. 2016년부터 원유 선물거래를 시작한 상하이선물거래소의 경우엔 거래통화로 달러화가 아닌 위안화를 채택했다. 에너지거래소를 통해 통화의 가치도 높아질 수 있음을 증명한다. 이들 거래소는 이제 오일 허브로 급부상하고 있다. 오일 허브는 거래에 필요한 저장시설, 금융시스템 구축 등 거래와 관련된 모든 기능이 이루어질 수 있는 기반을 갖춘 지역을 말한다. 에너지의 거래뿐 아니라 에너지를 중심으로 경제가 꿈틀대는 것이다. 이른바 석유 경제다.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 누가 먼저 국제수소거래소를 설립하는가에 따라 수소경제 선도국가로 발돋움 여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국내 특정 지점의 수소 기준 가격이 국제가격으로 부상할 것이며, 거래소 설립을 통해 우리나라는 오일허브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소허브'로 거듭날 것이다. 국제석유거래소가 있는 나라의 에너지유통 질서를 선점해 교역 중심국가로 부상했듯이 우리 역시 수소거래의 시스템을 선점해 수소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우리는 수소경제를 위한 법을 만들고, 인센티브 등으로 수소 산업을 발전시켜왔다. 그 힘으로 '수소허브'로서 기회를 꽉 잡고 수소강국 자리를 굳건히 해야 한다. 재생과 미래에너지의 양 날개로 에너지강국의 퍼스트무버의 길을 나아가야 한다. 수소경제의 깃발이 대한민국에 나부낀다.

이원욱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의원 ewon3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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