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준 JTBC 토일드라마 '구경이' 종영 인터뷰
배우 김혜준이 최근 종영한 '구경이'와 캐릭터 '케이'에 대한 깊은 고심과 애정을 드러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앤드마크 사옥에서 JTBC 토일드라마 '구경이'를 마무리한 배우 김혜준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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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준은 2015년 웹드라마 '대세는 백합'으로 데뷔한 배우로, 다양한 조연활약에 이어 2019~2020년 넷플릭스 '킹덤'에서 계비 조씨 역으로 활약하며 2019년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 등을 수상하는 등 존재감을 쌓았다.
최근에는 영화 '싱크홀' 홍은주 역으로 유쾌한 반전을 꾀한 이후, 이영애 복귀작으로 꼽히는 JTBC '구경이'(연출 이정흠/극본 성초이/제작 키이스트,그룹에이트,JTBC스튜디오) 송이경 역을 맡아 다양한 변신이 돋보이는 '해맑은 빌런' 캐릭터를 선보이며 국내 빌런계의 새로운 이미지를 마련했다.
인터뷰 간 김혜준은 해맑은 20대 소녀의 모습과 함께, 진지하면서도 담백한 말로 '구경이'를 비롯한 최근 작품에 얽힌 자신의 생각과 향후 행보들을 이야기했다. 본지는 김혜준과의 인터뷰를 2부로 나눠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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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종영소감?
▲즐거웠던 촬영장을 나가지 못한다는 것이 아쉽다. 시청자로서나 출연자로서 재밌고 자랑스러운 작품이었다.
-시청자 반응이 호의적이었다. 실제 확인한 적 있는지?
▲연기평가를 중심으로 기사나 커뮤니티, SNS 등 많이 찾아봤다. 작품과 감독, 배우 모두 좋다는 반응에 힘을 얻고 잘 촬영했다.
칭찬에 감사하면서도, 아쉽다는 반응에 있어서는 보완할 부분으로 되뇌곤 했다.
-'구경이'와 캐릭터 '송이경(케이)'을 선택하게 된 배경은?
▲미팅제안과 함께 받은 대본을 읽다보니 4화까지 순식간에 쭉 읽히더라. 하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이영애·김해숙 등 대 선배님들과 함께 하는 난이도 있는 배역이라는 점에서 누가 될까 우려도 했다.
하지만 살면서 대 배우님들과 언제 연기해보겠나 싶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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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경(케이) 캐릭터는 천진난만함과 서늘함의 양면을 자연스럽게 비춘 것이 매력이었다. 캐릭터 표현에 있어 중점을 둔 것은?
▲킹덤 속 빌런 연기의 연장선상이라고 보시는 분도 있지만, 사실 별개의 캐릭터로 해석해서 접근했다. 계비 조씨나 케이의 차이는 억압된 성격과 과장된 하이텐션으로 대비된다.
구경이 속 케이는 연극을 통해 사회성을 키우려는, 소위 '인위적인 사회성'의 천진난만한 친구로, 평소에는 스스로에게만 관심있는 영혼없는 모습에서 관심사항이 생겼을 때만 생동감을 갖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 생각했다.
전해듣기로는 감독님께서 킹덤에서의 제 모습이 주는 서늘함과 평소 해맑음을 모두 녹여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셨다는데, 그 부분과 제 생각이 맞닿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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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척점 '구경이(이영애 분)'와의 관계에 있어서 동경과 시기심이 겹쳐보였다는 반응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비슷한 느낌에 끌리듯 극 중 케이와 구경이의 유사한 부분이 있어 자연스럽게 캐릭터 방향성도 그랬던 것 같다.
케이를 하나의 목표로 보는 구경이와 달리, 상대를 거울을 보는 듯 애착을 지닌 것이 케이 캐릭터라 할 수 있다.
-건욱(이홍내 분)과의 관계설정에 있어서도 독특하다는 평이 제법 있었다. 그에 따른 생각과 현장호흡?
▲애착관계는 구경이와 비슷하지만 그저 자신의 아래에 있는 조력자 정도로 해석됐으리라 여기고 표현했다. 피지컬이나 비주얼에 무관하게 고정관념을 한 번 비꼰 상태에서 접근하다보니 독특하다고 평하신 것 같다.
건욱 역으로 호흡을 맞춘 이홍내 배우님께서 모든 것을 잘 받아주시고 북돋워주셔서 캐릭터가 살아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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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케이의 입장에서 마지막 목표는 무엇이었을까? 엔딩컷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세상에 좀 더 깨끗해졌으면 한다는 쓸데없는 자신만의 신념이 목표였고, 사람들의 애정을 바라는 가운데서 그저 놀이처럼 자연스럽게 사람을 해치는 모습을 거듭 보였을 것이라 생각한다.
엔딩 신에서 안쓰러운 표정이 아닌 여전히 변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그를 짐작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아주 마음에 드는 마무리였다.
-거듭 빌런 캐릭터를 표현해온 김혜준의 시선에서, 빌런캐릭터의 사적복수를 어떻게 보는지?
▲캐릭터의 모습이 본능적인 분노를 속시원히 긁어내주는 것은 있지만, 그 복수가 반드시 정당하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
'구경이' 속 빌런의 행동과 흐름은 '사람이 살아갈 가치'에 대해 타인이 판단할 영역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