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이 미국산 저탄소 폴리실리콘 확보에 나섰다. 태양광 모듈 가격 경쟁력을 높여 현지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다.
18일 한화솔루션은 미국에서 폴리실리콘 공장 두 곳을 운영 중인 노르웨이 상장사 REC 실리콘(Silicon) ASA 지분 16.67%를 총 1억6047만달러(약 19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기존 최대주주인 아커 호라이즌과 동일 지분을 확보한다.
한화솔루션이 REC 실리콘 지분을 인수하는 것은 미국산 폴리실리콘으로 만든 태양광 모듈을 공급해 달라는 현지 고객사 요청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REC 실리콘은 미국 워싱턴주와 몬태나주 공장에서 태양광용 1만8000톤, 반도체용 2000톤 등 총 폴리실리콘 2만톤 규모 생산 능력을 보유했다. 특히 워싱턴주 공장은 온실가스 배출이 거의 없는 수력 발전 기반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 탄소 발자국이 남지 않는 폴리실리콘을 생산한다.
현재 미국 태양광 폴리실리콘 생산 기업 대부분은 미국산 폴리실리콘에 대한 중국 반덤핑 관세 부과 조치로 사실상 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다만 미국 태양광 산업 육성법안이 통과되면 REC 실리콘 공장도 이른 시일 내 재가동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솔루션은 이번 투자를 계기로 향후 태양광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시장 공략을 가속할 전망이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50 탄소 중립'을 선언하면서 2021년 3.4% 수준인 태양광 발전 비중을 2035년까지 최대 40% 이상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태양광 모듈이 매년 평균 30~60GW 추가 설치돼야 한다.
한화솔루션은 미국에서 연간 생산량 1.7GW 규모 조지아주 모듈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내 전체 모듈 생산량(6.2GW) 가운데 27%를 생산한다. 현지 주거용 태양광 모듈 점유율 1위에 올라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미국 태양광 산업 육성책이 본격화하면 현지 폴리실리콘 공장을 갖고 있는 기업 가치가 오를 것”이라면서 “폴리실리콘과 태양광 셀·모듈 사업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로 시장 지배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화솔루션은 국내에서도 생산시설 확대와 고효율셀 연구를 위해 2025년까지 약 1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고출력 제품 생산을 위한 생산라인 전환과 차세대 기술인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셀 연구 등에 집중할 방침이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