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12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산업용 경부하 요금' '망 사용요금제' 도입 등 추가적인 전기요금 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최근 재무구조 악화 원인에 대해서는 원료비 상승 요인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전 투자 축소와 월성 원전 삼중수소 누출, 발전공기업 불법하도급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정승일 한전 사장은 이날 용도별 전기요금 원가와 산업용 경부하 전기요금을 적용해야 한다는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적에 대해 “산업용을 포함해 전반적인 전기요금 체계 개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면서 “앞으로 탄소중립에 필요한 산업과 소비자 행동변화를 어떻게 유발할지 심각하게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또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와 망 사용료 부과체계 개편에 대해 정 사장은 “관련 용역을 진행 중”이라면서 “다만 망 사용요금제의 합리적 개편은 필요하나, 지역별 차등 요금제는 여러 가지 고려할 측면이 있고 추가적인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 사장은 최근 재무구조 악화에 대해서는 전기요금 원료비가 상승했지만 필요한 부분은 반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신 의원이 한전의 고질적인 영업적자 악화 원인을 묻는 질문에 대해 정 사장은 “적정원가와 적정보수를 보장하도록 한 공공요금 산정 원칙이 있다”면서 “원료비 상승이 필요한 부분에 반영하지 못한 것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수원의 원전 투자가 축소될 전망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은 한수원 원전 투자가 올해 1조5000억원에서 2025년 4092억원으로 현재의 27% 수준에 그친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2025년 7078억원까지 증가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한수원은 정부 정책에 따라서 투자계획을 수립한다”면서 “(한수원은) 종합에너지기업을 지향하고 있고,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 없이는 어떤 에너지기업도 존재할 수 없다”고 답했다.
정 사장은 또 정부와 협력해 소형모듈원전(SMR)에 투자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그는 “신재생과 기존 원전 이외 혁신형 소형 원자로에 다양한 투자를 하고 있다”면서 “9월 2일 예타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본 설계에 관한 부분은 (한수원에서) 이미 투자했다”면서 “정부와 같이 예타도 신청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원전 출력 감발에 따른 계통 부하 문제도 제기됐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와 올해 원전 출력감발이 4차례 시행됐다고 지적했다. 또 신재생에너지가 확대되면 원전 출력감발이 더 빈번해질 것이라면서 대비책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정동희 한국전력거래소 이사장은 “전력 계통주파수에 대한 영향을 예방하기 위해 출력을 줄이는 것”이라면서 “전력계통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한전과 한수원과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에서 의원들은 발전공기업의 불법하도급 방치 의혹과 월성 원전 삼중수소 누출, 원전 출력감발, RE100 녹색프리미엄제 부진 등의 문제를 질타했다. 또 한전 산하 한일병원에서 일하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 거취와 경기 성남 대장동 송전선로 지중화 등 정치 관련 사안도 언급됐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