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공협, "희망고문급 고무줄 방역지침 NO, 명확한 기준 및 지원 요구"[종합]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이하 음공협)이 소위 '고무줄식 방역지침'에 따른 공연업계의 피해를 토로하며, 장르차별 없는 명확한 기준제시와 피해복구 지원을 위한 적극적인 정부노력을 촉구했다.

8일 음공협 공식 유튜브채널에서는 '코로나19 관련 긴급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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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 제공

이날 회견은 이종현 음공협 회장(엠피엠지 대표), 신원규 플렉스앤코 대표, 유승호 본부엔터 대표, 김형일 라이브네이션코리아 대표 등 협회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고기호 부회장(인넥스트트렌드 이사)의 진행 아래 최근 공식채널을 통해 발표된 대정부 관련 성명서 낭독과 공연업계 피해사례 보고, 관련 사항 질의응답 등의 순서로 전개됐다.

먼저 '음공협 성명서' 발표로는 △명확한 근거없이 타 장르는 물론 미술관·박물관·전시회 등 여가시설과 차이를 둔 거리두기 정책 △전문가 및 업계소통 없이 들쑥날쑥 진행되는 방역수칙 등에 대한 문제제기와 함께, △행정명령 따른 공연취소에 대한 피해보상안 △3단계 이하 적용가능한 명확한 공연규정 △백신접종자 대상 공연관람 기준 등 공연재개를 위한 적극적인 소통대책을 요구하는 바가 표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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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 본부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음공협 '대정부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 제공)

특히 업종간 차별은 물론 명확한 설명과 지자체-정부 등 분명한 책임소재 없이 시시각각 바뀌는 관련 거리두기 지침으로 인해 매출감소는 물론 폐업, 업종전환, 생계유지 불투명 등을 겪고 있음이 직접적으로 언급됐다.

김형일 라이브네이션 코리아 대표와 유승호 본부엔터 대표는 각각 "자구책 마련으로 비용절감이 시급했다. 구조조정 등의 인력개편과 자산매각으로 버티고 있다", "불가피한 일정중단으로 피해가 있었고, 소규모 온라인 공연과 팬미팅 등으로 간신히 버텼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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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 제공

신원규 플렉스앤코 대표는 "희망고문의 연속이었다. 미스터트롯, 미스트롯, 싱어게인 등 전국투어 공연들의 계획이 밀리고 겹치면서 이러저러한 부가비용 지출은 물론 그마저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고기호 음공협 부회장은 "많은 업체와 프로덕션을 만나 제보를 받았는데, 업종변경·폐업한 곳들이 허다하더라. 인터뷰를 부탁했으나, 가족에게까지 알리지 못한 상황이라며 거절하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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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엠피엠지(MPMG) 제공

또한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공연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려는 업계의 적극적인 요구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응없이 민간의 자구책만 바라는 정부일각의 행보에 대해 '희망고문'이라는 말과 함께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모습도 비쳤다.

이종현 음공협 회장은 "자구책을 마련해서 제안했지만 정부일각에서는 답이 없었다. 마스크착용은 물론 좌석간 거리두기, 체온체크, PCR검사, 모바일티켓 등 다방면의 대책을 갖추고서도 관객들의 합창이 이뤄질까봐 수백의 스태프들을 동원해 감시하면서 공연을 마쳤다. 하지만 '사람이 몰리니 위험하다'라며 내몰리기만 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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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엠피엠지(MPMG) 제공

질의응답으로는 앞서 발표된 성명서 속 사례와 정부의 실제 행보와 함께, 공연업계 내부에서의 대책구상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들이 답변으로 언급됐다.

특히 최근에서야 가닥을 잡고 있는 코로나19 피해업종 지원에 대한 명확한 설명과 함께, 미국·유럽 등 해외에서 진행중인 '위드코로나' 공연행보를 벤치마킹해 문체부와 콘진원은 물론, 중기청-기재부 등 정부 전반의 소통의지가 필요함을 지적했다.

신원규 플렉스앤코 대표는 "기업당 100~200만원 수준의 지원금, 그마저도 대부분 공연기획사에는 해당되지 않는 지원정책이 있었고, 신규채용인력을 위한 문체부-콘진원의 지원이 있었다. 물론 감사드리는 부분이지만, 3~5년 정도의 숙련인원이 필요한 공연업계의 특성상 그는 적절치 못하다. 또한 비대면 공연지원은 아티스트나 레이블의 일부 숨통은 틔워질 지 모르나 공연기획과 관련된 전반적인 업계에는 와닿지 않는 실정이다. 최근에서야 최대 2000만원 지원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구체적인 설명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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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 제공

김형일 라이브네이션코리아 대표는 "해외에서는 백신접종률에 따라 테스트공연을 진행하며 관련 매뉴얼을 만들고 미래계획들을 준비중이다. 하지만 아직 국내는 그러한 움직임이 없다"라며 "국내 공연은 계속적으로 연기되고 있는 상황이며, 관련 지침마련이 끝난 북미나 유럽 등은 내년 또는 내후년으로 공연계획이 수립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종현 음공협 회장은 "관련 지침에 더욱 긴장하며 입장가능 관객수를 더 타이트하게 하면서 지난 6월 공연을 펼친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그에 따라 실내외 가리지 않고 철저한 방역대책을 전개한다는 전제 하에 테스트공연을 해볼 것을 제안했으나 묵묵부답이었다"라며 "명확한 매뉴얼 제안을 드렸음에도 일반 집회처럼 취급하며 표면적으로만 대하는 정부, 코로나 확진우려로 위축된 지자체 등으로 인해 기준도 모호했다. 이에 부가비용 지출만 더하고, 공연은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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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 제공

끝으로 음공협은 공연업계 자체의 중요성 강조와 함께, 범정부적 차원의 업계소통과 함께 실질적인 상황극복 실마리를 찾기를 요구했다.

신원규 플렉스앤코 대표는 "무대세트와 스태프 등이 더 필요한 실외공간을 감안해 기본 입장관객 5000명을 기준으로 1단계 1만명, 2단계 5000명 등의 기준을 문체부를 통해 전달하면서 지난 6월 새로운 4단계 시행을 기점으로 1단계 무제한, 이후 5000명 등 파격적인 지침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한달도 채 되지 않아 대중민원을 이유로 제한을 거듭하기 시작했다"라며 "더이상의 희망고문을 당하고 싶지 않다. 소상공인은 물론 저희나 관객 모두를 코로나19 확산의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시각부터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유승호 본부엔터 대표는 "아직 힘든시기가 남아있다. 새로운 지침이 희망고문에 그치지 않도록 전문가와 업계의견을 반영해 명확한 해법을 제시하면서 다함께 힘든 시기를 헤쳐나갔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김형일 라이브네이션코리아 대표는 "지난달 잠실지역을 상업지구로 만든다는 발표와 함께 내놓은 성명서에서도 보듯, 공연계와 관련있는 일들이 아무런 협의없이 진행됨이 아쉽다"라며 "해외의 위드코로나 공연진행은 정부에서 명확한 지침을 미리줘서 진행되는 것으로, 테스트하고 매뉴얼화 해야한다. 아티스트와 팬, 기획자 등 모두가 안전과 질서를 지키는데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잠재적 범죄자로 생각지 않았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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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현 음공협 회장이 기자질의에 응하고 있다. (사진=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 제공)

이종현 음공협 회장은 "공연산업은 태초부터 춤추고 노래하며 감정이입하고 싶은 자연스러운 욕구가 산업화된 것으로, 현대에는 대중과 아티스트의 삶의 활력을 주는 바와 함께, 관광-숙박 등 이종산업과 체계적으로 엮인다. 비대면 공연만으로는 답이 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회장은 "성명서와 기자회견을 준비하며 저희의 목소리가 비단 업계 내에서만이 아니라 소상공인과 국민 모두의 보편적인 의견이라 생각했다. 코로나로 많은 어려움을 겪으신 분들이 많다. 선거전에 골몰하기 전에 국민을 위한 사람들이라는 본분에 더욱 집중해주셨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음공협은 금일 기자회견에 이어, 추후 문체부와 콘진원을 비롯한 관계기관은 물론 범정부적 소통기회를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펼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