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창업자 조만호 대표가 대표이사직을 내려놓는다. 무신사는 후임 대표 선정 절차를 진행해 이른 시일 내에 신임 대표를 결정할 예정이다.

3일 무신사에 따르면 조만호 대표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으로 역할을 맡게 됐다. 조 대표는 최근 무신사에서 여성 고객을 대상으로만 쿠폰을 발행해 성 차별 논란을 겪는 등 일련의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대표는 “특정 고객 대상 쿠폰 발행과 최근에 있었던 이벤트 이미지 논란으로 무신사에 실망한 고객분들과 피해를 입은 입점 브랜드에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통감하며 20년 전 처음 무신사를 만든 이후 지금까지 유지해 온 운영자와 대표의 자리를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수 개월 전 회사에 사임 의사를 표한 조 대표는 그동안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문제 해결과 후임자 인선 준비에 집중해왔다.
조 대표는 사임 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무신사 스토어 운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해외 사업을 포함한 회사의 중장기 전략 수립과 한국 패션 브랜드의 성장을 위한 지원 활동에 주력할 계획이다.
또한 앞으로 개인 지분 일부를 순차적으로 매각해 약 5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고 이를 무신사의 투자 자회사인 무신사 파트너스가 운용하는 패션 펀드에 출자할 계획이다.
한편 조만호 대표는 이날 오후 무신사 임직원에게 '20년을 마무리하려 합니다'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내 사의를 공식화했다.
해당 메일에서 조 대표는 “무신사 운영의 최종 책임자로서 결자해지를 위해 책임을 지고 대표의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며 사퇴의 뜻을 전했다.
이어 그는 “이제는 무신사에 전체 조직의 관리와 사업 전반의 관장까지 더 뛰어난 역량을 가진 새로운 리더가 필요한 시점이 된 것 같다”며 “무신사 대표로서 제 개인의 임무는 여기서 마치고 회사와 관련된 업무는 모두 내려놓지만 중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 높은 신생 브랜드를 발굴하고 한국 패션 브랜드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에서 저의 역할을 찾아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보유 지분을 임직원과 관계사 등에 증여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조 대표는 “지금까지 저를 믿고 무신사를 함께 만들어 온 본사 임직원 여러분과 무신사와 뜻을 함께하기로 한 관계사 구성원, 그리고 근시일 내 합류할 분들께 제 개인의 주식 중 1000억 원 상당을 나누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