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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는 싱그러움과 발랄함이 넘쳐 흘러야 할 5월의 대학 캠퍼스를 근심과 걱정으로 가득 채웠다. 학생, 학부모, 교수 모두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대학 새내기들은 물론 올해 2학년들도 캠퍼스 낭만이 무엇인지 짐작조차 못한다. 대학만 가면 자녀교육에서 해방될 것으로 기대한 부모들은 집안에 틀어박혀서 온라인 세계에 파묻혀 사는 자녀 때문에 애를 태우고 있다. 교수들도 동영상 강의 촬영과 실시간 영상 수업을 위해 컴퓨터 모니터 앞에서 침침한 눈을 한 채 시간을 쏟아 붓지만 답답하기는 매한가지다.

대학 풍경을 더욱 안타깝게 하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간헐적 시위 앞에서 재정난으로 말미암아 등록금을 반환할 엄두도 못내는 대학들의 소극적 대응이다.

비대면 수업으로 강의 질도 낮고 학교 시설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니 등록금을 돌려달라는 학생들의 주장이나 방역과 비대면 수업으로 돈은 더 들고 유학생 감소 등으로 수입이 줄어서 등록금을 돌려주기 어렵다는 대학 입장 모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가중되는 재정난 앞에서 대학들의 고민이 나날이 깊어 간다. 대학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여러 원인 가운데 대학들의 수입 감소에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 대학들은 주로 학생들이 납부하는 등록금과 정부 지원을 통해 재정을 확보한다. 그런데 대학 등록금과 정부 재정지원사업 둘 다 문제에 봉착했다.

10년 넘게 지속된 정부 대학등록금 동결 정책은 저출산 시대 학생수 감소와 구조조정으로 말미암은 등록금 수입 감소로 이미 휜 대학의 허리를 더욱 휘게 만든다. 대학의 수입 감소는 연구와 시설 투자를 위축시키고, 결국 교육과정 운영과 수업 질을 저하시켜 대학생들의 학습욕 성취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까지는 어느 정도 잘 알려진 스토리이다. 반면에 이른바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기 위해 2012년부터 도입된 국가장학금이 가뜩이나 어려운 대학 재정을 더욱 어렵게 한다는 점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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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가장학금은 기존 저소득층을 위한 장학금을 통합해서 소득연계형 장학금인 Ⅰ유형, 대학의 자체적인 등록금 인하 노력 및 장학금 지출 노력을 전제로 학생들에게 지원되는 Ⅱ유형으로 구분해 설계됐다.

그 가운데 Ⅱ유형은 대학으로 하여금 총 수입의 상당 부분을 장학금으로 충당하게 한다는 점에서 재정 압박 요인으로 작용한다. 대학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대학은 전체 재정에서 국가장학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 그 체감도가 클 수밖에 없다.

대학들이 관리운영비 절감이나 적립금 관리 강화 등과 같은 예산 절감 노력을 기울인다 해도 지출 축소는 이미 한계치에 도달한다. 결국 기자재비나 실험실습비와 같은 교육비 투자를 줄일 수밖에 없다. 대학 교육을 포함한 모든 교육은 고정적 인건비 지출 비중이 높은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절감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한계는 대학이 각종 재정지원사업 수주에 목을 매도록 하고, 대학 간 무한경쟁을 야기한다. 그 결과 아이러니하게도 대학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대학재정지원사업이 대학교육을 오히려 저해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대학의 귀중한 자원은 선정을 위한 각종 보고서 작성에 낭비되고, 교수들은 평가자나 피평가자로서 평가에 관여하느라 교육과 연구 시간의 상당 부분을 빼앗긴다.

문제가 심각해도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다. 모든 제도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기 마련이다. 빚은 바래고 그림자가 짙어진 대학등록금 동결 정책이나 국가장학금 정책을 언제까지 지속할 것인가. 대학재정 정책의 리엔지니어링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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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경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

김이경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 ekim@ca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