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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기능 또는 편리서에 대한 설명 못지않게 제품에 대한 편견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례로 지금 우리가 일상에서 즐겨 먹는 식재료도 한때 고객에게 외면받은 적이 있다.

감자는 오늘날 국제사회에서 크게 주목받는 식량자원이다. 국제연합(유엔)은 세계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 식량자원으로 감자를 주목했다. 지난 2008년을 '세계 감자의 해'로 지정한 바 있다. 감자를 주목한 이유는 기후에 상관없이 거의 모든 지역에서 재배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단위 면적 당 수확량도 좋기 때문이다. 감자는 해안가부터 해발 5000m에 육박하는 고산지대까지, 열대 기후부터 러시아의 추운 지방까지 거의 모든 지역에서 재배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쌀이나 밀보다 수분 요구량이 매우 적고 50일 이상 일찍 수확할 수 있다. 단위 면적 당 수확량도 네 배 이상 높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 감자는 세계적으로 125개 국가에서 10억명 이상의 주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감자가 처음부터 이처럼 널리 애용됐던 것은 아니다. 한때 감자는 '악마의 음식'으로 불리며 외면당했다. 감자 원산지는 남아메리카 적도 부근이다. 그러다 16세기 대항해 시대에 스페인 국왕 펠리페 2세에게 처음 헌상되면서 유럽에 전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처음에 유럽인들은 음침한 땅속에서 자라고, 성경에도 나오지 않는 감자를 '악마의 음식'이라고 부르며 기피했다. 이러한 오해를 일으킨 원인은 초기에 유럽인들이 감자를 먹고 종종 탈이 났기 때문이다. 감자 싹에는 솔라닌이라는 독소가 있는데, 이를 제거하지 않고 껍질도 벗기지 않은 채 날것으로 감자를 먹은 유럽인들 중 배탈이 난 사람이 많았다. 1630년 프랑스 브장송 의회 기록에 따르면 감자는 나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언급돼 있는데, 이러한 내용으로 보아 감자에 대한 부정적 기준점 형성은 초기 싹을 제거하지 않고 먹었던 사람들로 인한 오해가 한몫했던 것으로 보인다.

부정적 선입견으로 인해 돼지 사료나 전쟁 포로의 식량으로만 사용됐던 감자에 가장 먼저 주목한 사람은 독일인이었다. 독일은 15~17세기 당시 기근이 잦았다. 특히 17세기에는 30년 전쟁으로 그나마 있던 농지마저 더욱 황폐해져 대기근이 일어났다. 독일 농민들은 어쩔 수 없이 감자를 먹기 시작했다. 하지만 감자에 대한 부정적 기준점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우리 인류가 참치를 먹기까지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불과 50여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참치를 식재료로 주목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거대한 참치는 그저 스포츠 낚시꾼들이 즐기는 레저 대상일 뿐이었다. 스포츠 낚시꾼들은 거대한 참치를 잡아 박제하거나 혹은 잡은 참치를 들고 사진을 찍은 다음 구덩이에 묻어버리기 일쑤였다. 심지어 잡은 참치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비용을 지불해야 했기 때문에 지금은 고급 식재료 중 하나인 참치가 기피 대상이기도 했다.

1950년대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스시를 즐기는 일본인조차도 지방이 많은 생선이라는 이유로 참치를 즐겨 먹지 않았다. 항상 기름기가 적은 생선을 스시 재료로 활용해왔던 일본인들에게 기름기가 많은 생선은 스시로 활용하기 적합하지 않다는 기준점이 형성돼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잡힌 참치는 한때 고양이를 비롯한 애완동물 사료용으로만 이용됐다. 하지만 일본인 사이에서 기름진 생선인 참치를 즐기는 애호가가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특히 1970년대 들어 참치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참치 가격이 뛰면서 참치가 본격적으로 고급 생선으로 대두됐다.

최근에도 곤충식품, 인형돌, 암호화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준비하는 회사가 많다. 앞서 제시한 일련의 사례는 이들 회사가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이성적인 설명에만 주목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감성적인 부분도 챙겨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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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aijen@mj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