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민심'은 '바늘' 및 '실' 관계다. 민심이 없는 정치는 존재할 수 없고, 정치인들은 민심을 애타게 찾는다. 그러나 그 애절함에도 둘의 관계는 멀어지기 일쑤다. 민심을 외치던 정치인과 정당도 결국 민심으로 인해 심판을 받는다. 이번 4·7 재·보궐선거는 그 매정함이 잘 드러난 사례다.

Photo Image

더불어민주당은 유세 현장 민심을 언급하며 1~3%포인트(P) 차이의 박빙 승리를 예상했지만 결과는 두 자릿수가 넘는 처참한 패배였다. 그들이 말하던 '샤이진보' 민심은 신기루와 같았다.

비단 이번 선거가 아니어도 정치인들의 말버릇인 '국민의 뜻'도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민심과는 동떨어진 경우가 흔하다. 안타까운 것은 정치가 애써 민심을 외면하는 때도 있지만 실제 민심을 착각하는 경우도 있다는 점이다.

정치인에게는 사람들이 모인다. 친분, 이해관계 등 이유로 많은 사람이 정치인 주변을 맴돈다. 그들 가운데 대부분은 해당 정치인과 소속 정당의 가치관을 함께한다. 만약 추구하는 바가 다르다면 그들은 상대 진영의 정치인을 찾아간다.

정치인도 몸은 하나고 시간은 한정돼 있다. 일부러 시간을 내지 않는다면 잘못을 지적하는 민심을 만나기는 어렵다. 정치인이라면 주변의 지적이 들리지 않을 때 스스로 민심의 왜곡을 의심해야 한다. 칭찬보다는 지적을 받아들일 때 진짜 민심을 볼 수 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있다. 정치인이라면 지적을 돈 주고 사서라도 귀담아들어야 한다. 하고 싶은 일보다는 해야 할 일에 집중할 때 민심은 함께하고 힘을 실어 줄 것이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