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그룹 경영권 분쟁을 촉발한 박철완 상무가 회사 시가총액을 향후 5년 내 20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본인이 사내이사에 오르고 추천 사외이사들이 선임됐을 때 얘기다. 이를 위한 정기주주총회 때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된다.
11일 박 상무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크게 세 가지다. △금호리조트 인수 중단 △자사주 소각·배당 증액·계열사 상장·비영업용자산 매각·사업전략 강화 등 기업가치 정상화 △전문성·다양성 갖춘 이사회 구성 등이다.
이를 통해 회사 시가총액을 향후 5년 내 20조원까지 제고한다는 목표다. 이는 경영권 분쟁 상대방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측이 밝힌 '2025년 매출 9조원' 목표를 크게 상회한다.
박 상무는 “상장회사는 '공개회사'를 의미한다”면서 “폐쇄적 이사회를 견제와 감독이 가능토록 개선하고, 나아가 주주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더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금호석유화학 이사회 구성과 주주친화 정책 등을 에둘러 비판하는 한편 본인이 경영권을 가져야 하는 정당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거버넌스(지배구조) 전면 개혁이 필요하다”면서 “주주제안이 현실화된다면 기존 오너 경영 체제를 탈피하고 글로벌 전문 경영진 체제를 구축해 선진 지배구조 체계 도입 첫 사례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박 상무는 본인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것과 일부 사외이사 교체, 배당 확대 등을 주주 제안한 바 있다. 이후 법원에 이 안들을 정기주주총회에 상정토록 가처분 신청했고, 전날 서울 중앙지법은 받아들였다.
박 상무는 주주가치 제고에 진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조직구성원이자 최대주주라는 특수한 위치를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면서 “금호석유화학 재탄생을 이끌고, 모든 주주들께 더 큰 가치를 환원토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박 상무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4명 가운데 이병남 전 보스톤 컨설팅 대표, 최정현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가 참석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