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촉발로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온라인 판매 플랫폼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그동안 테슬라 등 일부 업체들이 추진했던 비대면 온라인 판매가 전방위 확산 조짐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25년까지 신차 판매 25%, 정비 예약 80%를 온라인으로 소화하겠다고 밝혔다. 볼보도 2025년까지 전체 판매 절반을 온라인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제네럴모터스(GM)는 전시장을 찾지 않아도 견적을 받고 할부 금융까지 신청할 수 있는 플랫폼을 선보였다.
국내에 진출한 수입차 업체들도 온라인 판매 실험에 나섰다. 푸조·시트로엥 수입사 한불모터스는 업계 최초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입점에 이어 온라인 구매 예약 플랫폼을 내놨다. 온라인에서 계약금 결제 후 지정 전시장을 안내받아 차량을 출고하는 방식이다. BMW는 일부 한정판 신차를 온라인으로만 계약 받는다.
현대차 역시 시범 서비스였던 온라인 판매 플랫폼 '클릭 투 바이'를 코로나19 이후 미국과 인도 전역에 도입했다. 주문부터 상담, 결제, 배송까지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서비스다. 주변 딜러를 검색해 최저가로 차량을 구매할 수 있다.
이처럼 온라인 자동차 판매 다각화는 거스를 수 없는 시장의 새로운 흐름이 됐지만 유독 국내 완성차 업계는 오프라인 판매를 고수하고 있다. 판매 노조의 반발을 우려해서다. 온라인 판매가 단순히 일자리를 뺏는다고 봐선 안 된다. 온라인으로 판매 플랫폼을 전환하더라도 자동차 구매 특성상 시승 등을 위해 딜러를 찾는 소비자 수요는 여전하다.
시각을 달리하면 복잡한 구매 과정을 간편화해 소비자 편의를 높이고, 구매 의사가 있는 더 많은 고객을 효율적으로 유치할 수 있다. 구매 과정 투명성도 높아진다. 이미 해외에선 클릭 투 바이 사례처럼 딜러의 역할 재정립이 이뤄지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이 딜러와 소비자를 빠르게 연결하는 새로운 소통창구로 역할한다.
오프라인 전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는 한국지엠이나 르노삼성차, 쌍용차가 온라인 판매 플랫폼을 전면 도입한다면 어떨까.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는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다. 피할 수 없는 대세라면 자동차 회사와 딜러 등 이해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상생 방안을 찾아야 한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