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더현대 서울에 들어선 '한국판 아마존고'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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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에서 생수 한 병과 사탕 한 봉지를 들고 걸어 나오니 모바일앱으로 자동결제 내역이 전송됐다.

더현대 서울 최상층에 위치한 무인매장에 들어서자 경고음과 함께 출입 게이트가 막아선다. 현대식품관 투홈 애플리케이션(앱)을 켜고 QR코드를 스캐너에 인식시키자 비로소 문이 열린다. 생수와 과자 하나를 집어들고 출구로 나와 5분이 지나자 결제 완료 문자가 울린다. 인공지능(AI) 카메라와 무게센서가 자동으로 구매 상품을 인식, 결제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졌다.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파크원 단지에 문을 연 '더현대 서울'을 찾았다. 영업면적 8만9100㎡(2만7000평)로 서울 시내 최대 규모 백화점이다. 더현대 서울은 대규모 휴식공간과 더불어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 자연과 기술이 공존하는 미래형 백화점으로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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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현대 서울 6층에 위치한 무인매장 언커먼스토어

그 중 백화점 6층에 위치한 무인매장 '언커먼스토어'는 현대백화점그룹 첨단 기술의 정수다. 백화점 최초 무인자동화 매장으로, 그룹 계열사 현대IT&E와 아마존웹서비스(AWS)가 협업 개발한 자체 기술이 적용됐다. 걸어 나오면 자동으로 계산되는 '저스트 워크아웃' 기술을 갖춘 미국 아마존고와 유사한 형태다.

고객은 현대식품관 앱에 결제수단을 미리 등록한 뒤 QR코드를 스캔해 입장이 가능하다. 동시입장은 불가능하지만 아동을 동반한 경우 직원 안내로 같이 입장할 수 있다. 33㎡(약 10평) 규모 다소 비좁은 공간에 직소싱한 200여개 상품이 진열돼있다. 간단한 음료와 과자, 치약 등이 대부분으로 다양한 구색을 갖추진 못했다.

아직까진 고객 활성화를 염두에 둔 매장이라기보다는 리테일 테크를 체험하는 테스트베드 성격이 강했다. 원하는 상품을 들고 출구로 나오자 전자 영수증과 함께 결제 알람이 스마트폰으로 전송됐다. 자신의 결제 내역 확인을 위해선 5분가량 시간이 소요됐다.

자동 결제는 천장에 촘촘하게 설치된 40여대 AI 카메라와 150여개 무게감지센서가 고객 동선과 상품 이동을 추적하고 무게 변화를 읽어내 이뤄진다. 카메라 비전 기술과 로드셀 인식값을 종합해 고객 구매 행동을 판단함으로써 정확도를 높였다. 상품을 집었다가 다시 내려놓으면 구매에서 제외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언커먼스토어는 불특정 다수가 찾는 다중이용시설에 문을 연 첫 무인 상용화 매장”이라며 “백화점이 직접 개발하고 운영하는 무인 매장은 전 세계에서 더현대 서울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언커먼스토어에는 다양한 리테일 테크 기술이 활용됐다. 백화점 계열사 현대IT&E는 스마트 매장 구현에 필요한 자체 기술을 확보했다. 고객별 구매 패턴과 동선 등을 자동으로 기록, 분석하는 AI 컴퓨터 비전은 물론 데이터 학습에 최적화된 머신러닝 기슬을 갖췄다. 매장을 나간 후 결제가 자동으로 이뤄지는 '프리패스' 기술도 자체 특허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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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현대 서울 내관 전경

이번 무인 매장에는 아마존 세이지메이커 그라운드 트루스와 아마존 키네시스 비디오 스트림, AWS 사물인터넷(IoT) 코어 등 다양한 AWS 서비스도 적용됐다. 클라우드로 전달되는 실시간 데이터를 자동으로 정리, 분석해주고 동영상 같은 움직이는 이미지까지 분석할 수 있는 컴퓨터 비전 기술이 활용됐다. 일반 동영상뿐만 아니라 카메라를 통한 실시간 전달되는 영상까지 즉시 분석할 수 있어 무인 매장에 최적화됐다는 설명이다.

한편, 더현대 서울은 매장 곳곳에 새로운 쇼핑 경험과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첨단 기술을 접목했다. 1층에는 LG전자 클로이 안내 로봇과 안전관리 로봇이 운영되며, 6층 전문식당가는 방문 전 모바일 앱으로 사전 예약할 수 있는 '비대면 예약 서비스'를 선보인다. 또 발렛 데스크를 방문하지 않고 출차 예약과 주차 장소를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발렛 서비스'도 도입됐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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