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상향에 따른 방역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사업장, 의료기관과 요양시설, 가족·지인 모임 등 다양한 형태로 감염이 발생하면서 13일 처음으로 신규 확진자가 하루 1000명을 넘어섰다. 병상 부족 사태가 현실화하고 의료체계 부담이 가중되면서 정부는 거리두기 3단계 격상도 검토에도 착수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지금의 유행이 지속되고 환자 수가 계속 증가한다면 의료체계도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면서 “의료체계 붕괴를 막기 위해 거리두기 3단계로의 상향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급한 문제는 병상 확보다. 상태가 심각한 위·중증 환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중증환자 전담 치료병상은 부족한 상황이다. 전날 기준 코로나19 중환자가 즉시 입원할 수 있는 병상은 전국에 62개다. 수도권의 경우 가용 병상은 13개(서울 7개·경기 4개·인천 2개)뿐이다. 현재 수도권에서 병상 배치를 기다리는 환자는 580명이며 2일 이상 대기 중인 환자도 56명이다.
정부는 앞으로 20일간 수도권에서 매일 1000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상황을 가정하고 3주간 1만 병상 이상을 추가 확보하기로 했다. 우선 경증환자 치료를 위한 생활치료센터 병상을 4905개 추가 확보한다. 감염병전담병원도 현재 사용 가능한 440병상에서 2700병상까지 단계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중증환자 치료병상은 현재 사용 중인 320병상에 더해 300병상을 추가로 확보한다.
코로나19 환자 진료에 필요한 의료인력 확보와 지원도 확대한다. 공중보건의, 군의관 등 공공부문의 의사 280명을 진료 현장 지원에 우선 투입했다. 대한의사협회, 대한간호사협회 등과 협력해 개원의 등 550여 명, 간호사 493명, 간호조무사 143명, 임상병리사 180명, 의대생 300명 등 의료인력도 확보했다.
동시에 정부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지자체, 관계전문가 등 의견을 수렴하며 거리두기 3단계 상향 검토에 착수하기로 했다. 현재 수도권에는 거리두기 2.5단계, 비수도권에는 2단계가 시행 중이다.
3단계 격상은 전국적 대유행 상황을 상정한 조치다. 최근 1주간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가 800∼1000명 이상 나오거나 전날의 배로 증가하는 '더블링' 등 급격한 환자 증가 시 격상할 수 있다. 최근 1주간(12.7~12.13) 해외유입을 제외한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는 719.7명으로 3단계 기준에 다가서고 있다.
3단계에서는 10인 이상 모임·행사가 금지된다. 의료기관 등 필수시설 이외의 모든 다중이용시설의 운영이 중단된다. 2.5단계에서 문을 닫았던 시설에 더해 결혼식장, 영화관, 공연장, PC방, 오락실, 독서실, 스터디카페, 놀이공원, 미용실, 백화점 등도 문을 닫아야 한다. 영업 중단 시설이 2.5단계에선 13만개지만 3단계가 되면 약 45만개, 운영이 제한되는 시설은 157만개로 늘어난다.
박 장관은 “거리두기 3단계는 최후의 수단이자 수많은 시설의 영업중단과 제한이 권고가 아닌 강제적인 조치로 이미 장기간 상업의 피해를 감수한 자영업자, 영세소상공인들에게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 될 수 있다”면서 “지금 이 순간이 거리두기 3단계로의 상향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국민 동참을 호소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