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출연연 기술 이전과 사업화 촉진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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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우리나라가 국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산업계 기술 혁신은 중요하다. 국가 연구기관의 연구개발(R&D) 성과를 곧바로 기업에 넘겨서 신속하게 사업화에 연결함으로써 산업 혁신을 선도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지난 달 제7차 기술이전·사업화 촉진계획(2020~2022년)을 발표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포함한 15개 부처가 기술 이전·사업화 정책 방향을 종합해서 3년마다 마련하는 범부처 차원의 계획이다.

계획은 기술혁신을 체감할 수 있는 산업 혁신을 유도하기 위해 기술→제품→시장의 간극 해소를 목표로 설정하고, 수요자 중심 기술사업화 촉진 방안을 담았다. 계획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수요자 중심의 우수한 R&D 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지능화 제고'(스마트 업), 기술 공급자-수요자 간의 신속한 기술 연결 기반 조성을 위한 '속도 제고'(스피트 업), 사업화 자금 애로 해소를 위한 투자 확대를 위한 '규모 제고'(스케일 업)의 3대 전략을 제시했다.

이러한 기술 이전·사업화 촉진계획의 성과 창출 효과를 위해 연구 현장에서 개선돼야 할 몇가지 사항을 제안한다.

첫째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의 이전과 사업 활성화를 위해 국내특허와 해외특허를 동시에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해외 3극(極) 특허를 포함, 글로벌 우수 특허 확보를 위한 충분한 특허 추진 예산 확보가 어려운 게 연구 현장의 현실이다.

이런 점에서 국내특허 확보 위주로 추진되는 출연연의 우수한 글로벌 특허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해외특허의 경우 출원·등록 유지비용 부담이 커서 연구기관 입장에서는 해외특허 출원을 엄격히 통제하면서 선별 지원을 하고 있기 때문에 출연연 연구자가 해외특허 확보를 위한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외특허와 관련해 별도의 출연금 지원 없이 이러한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출연연의 경우 R&D비 비목별 계상 기준 인건비 항목에서 연구자의 연구 과제 참여율을 과제별로 합산해 연봉 총액 대비 130%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계상해야 하는 이른바 '참여율 130% 규제'를 없애고, 그 대신 확보될 수 있는 인건비와 간접비 수입 가운데 기관경영비용 이외의 추가 수입을 해외특허 관련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둘째 출연연이 특허 등록 이후에도 기술 이전과 사업화를 계속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출연연의 기술발명 연구책임자와 기술이전사업화 담당조직이 특허 등록 이후에 반드시 국가기술은행(NTB)의 국가연구개발성과 기술 이전 특허 데이터베이스(DB)에 등재하고, 특허기술의 공개와 기술 이전·사업화 추진 노력을 계속하도록 개선해야 한다.

이와 함께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R&D 재발견 프로젝트'를 비롯한 출연연의 개방형 혁신 R&D 관련 사업 예산도 늘리는 등 산업계와 출연연의 기술 이전 매칭 사업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셋째 출연연의 기술 이전 지원 조직 역량 강화를 위해 '산학연협력단'(가칭) 설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각 출연연에 산·학·연 협력 창구 조직으로 산학연협력단을 설치하면 출연연 출연금 연구사업과 정부수탁 R&D 성과의 효율 높은 기술 이전 및 공동사업화, 연구소기업을 위한 다양한 업무 등을 수행할 수 있다. 산학연협력단이 국가기술은행(NTB)·과학기술일자리진흥원·R&D특구 등 기술 이전 플랫폼 조직과의 연계 및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출연연 연구원 창업 활성화, 산·연 협력 기반 연구소기업 공동창업을 활성화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넷째 출연연 등의 기술 이전을 받아 사업화를 추진하는 기업을 위한 개방형 R&D 세제 지원방안을 개선해야 한다. 일본은 지난 2015년부터 산·학, 산·연, 산·산 개방형 혁신 민간수탁연구 협업 활성화를 위한 개방형 혁신 R&D 특별세제를 시행하고 있다. 일본 기업 단독으로 R&D를 하는 경우 세액을 12% 공제해 준다. 일본 기업이 원하는 원천 기술이 있는 대학 또는 연구소에 기업의 자체 자금으로 R&D를 위탁하는 개방형 혁신 특별시험연구비에 대한 세액공제 제도도 시행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대학과 연구소에 대한 투자를 3배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 제7차 기술 이전·사업화 촉진계획을 더욱 촘촘하게 보완하고 구체화해 나가야 한다.

박문수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mspark@kitech.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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