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명의 사이버펀치]<184>한국인터넷진흥원장 인선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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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또 그럴까요?” 지난 2009년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 한국인터넷진흥원(NIDA), 정보통신국제협력진흥원(KIICA)을 통합해서 출범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6대 원장 공모에 관한 얘기다. 사실상 출범 당시부터 KISA 원장 자리는 정치인, 청와대 비서관, 선거캠프 출신 몫이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대부분 대과(大過) 없이 업무를 수행했다고 하지만 800여명의 임직원과 2000억원 이상의 사업비를 투입해 우리나라 인터넷·정보보호·개인정보보호를 선도하는 전문 기관장에게 '대과 없이'는 많이 부족하다. 전문성이 결여된 리더십은 그릇된 비전과 변화를 추구하고, 단순 관리기관으로 추락시키기 때문이다. 차기 원장까지 비전문가가 인선되면 KISA가 전문기관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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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A 로고

우리나라 사이버안전, 개인정보보호, 인터넷진흥을 담당하는 KISA는 지난 1996년에 설립된 한국정보보호센터가 중심이 돼 인터넷주소 관리와 해외 협력 업무를 통합했다. 국내외 해킹 시도를 분석·차단하고 안전한 사이버 한국을 선도하는 KISA는 정부 정책 구현과 해외 협력 주체로서 활동한다. 투명한 인터넷주소 관리와 인터넷 진흥을 선도하고 지원하는 업무도 무시할 수 없다. 전문성 없이 경영하고 관리할 수 없는 일들이다.

낙하산 인사를 무조건 비난함이 아니다. 전문성이 전무한 이가 단지 정권의 근처를 배회한다는 이유로 부임함을 우려함이다. KISA 통합 이전 9명 원장은 초창기 자립의 기틀을 마련하고 조직을 탄탄히 하는 데 기여했거나 네트워크 패킷 분석도 제대로 하지 못하던 역량을 강화한 리더십으로 지금도 존경을 받고 있다. 정보통신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신) 출신 등 다양한 경력자인 그들의 공통점은 업무에 관한 전문성과 열정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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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 KISA 원장에 응모하려면 후보 스스로 자격을 검증해야 한다. 정보보호기술 이해도와 인터넷 산업 진화 과정에 관해 무지하면 우선 탈락이다. 정보보호 담당자의 생각을 이해하고, 전문 인력 양성 관련 경험은 필수다. 랜섬웨어 등에 관해 해외기관과 자유롭게 논의할 수 있는 실력이 있어야 하고, 해킹 공격으로 인한 피해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취임하고 배우겠다는 안이한 생각을 하고 있다면 큰 오산이다. 기관장으로 적당히 버티면서 다른 자리를 노리는 기회주의자나 현 정권에 빌붙은 '보은 인사'가 돼 보려는 욕심이 있는 자는 국민 앞에서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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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A 업무의 중요성과 앞으로의 역할은 국가 안보와 사이버 안전을 위해 절대 필요하다. 일부 기관의 직원 인사를 비난하면서 기관장 인사가 투명하지 못하면 '바보인사'나 '나쁜인사'임에 틀림없다. 혹시 일부 참모가 이에 간여한다면 국가지도자의 얼굴에 먹칠하는 일이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KISA 원장 선택에 권력이 간섭하지 않기를 바란다. 원장인사추천위원회는 이러한 막중한 결정에 공정해야 한다. 권력에 의해 부화뇌동하고 춤추는 허수아비 노릇은 우리 세대에서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KISA 주관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장관은 정치 논리에 휘말리지 않고 최선을 선택,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를 바란다. 전문성으로 무장하고 열정과 비전을 갖춘 차기 KISA 원장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인터넷이 국제 사회에서 우뚝 서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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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명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tmchung@skk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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