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전성시대다. 방송가도 관련 프로그램을 연이어 제작하는 등 어느 때보다 트로트 사랑이 뜨겁다. 트로트 가수 박구윤도 트로트의 참 매력을 전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전자신문사옥에서 박구윤과 만났다. 박구윤은 2007년 10월 앨범 '말랑말랑'으로 데뷔, '뿐이고' '나무꾼' '두바퀴' '사랑해 고마워' 등 대표곡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데뷔 14년차 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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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대박엔터테인먼트 제공>

'무조건' '황진이' '봉선화연정' '네박자' '있을때잘해' 등을 만든 트로트계 히트메이커 작곡가 박현진을 아버지로, 워너원 '술래', 시크릿가든OST '눈물자리'. 백지영 '한참 지나서', 소유×브라더수 '모르나봐' 등을 작곡한 박정욱을 형으로 둔 음악가 집안의 일원이지만 자신만의 열정으로 전국 방방곡곡 대중과 직접 호흡하며 성장해왔다.

2010년 발표된 '뿐이고'로 노래방 애창곡 1위, 대통령 선거유세곡 선정 등의 기록과 함께 KBS2 굿모닝 대한민국, KBS1 6시 내고향 등 TV프로 고정 등 인기 정점을 달성했다. 2015년 '나무꾼'으로는 KBS2 불후의명곡-전설을 노래하다, MBC 복면가왕 등의 출연과 함께 '대한민국문화연예대상' 단골수상자로 선정되는 등 트로트계 중견 가수로서 꾸준히 입지를 굳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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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대박엔터테인먼트 제공>

박구윤은 인터뷰 동안 자신의 가수 인생과 대중과 함께하는 트로트의 매력에 대해 이야기했다.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코로나19 상황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각종 축제나 행사장 무대가 줄어들었지만 방송 스케줄이 많아졌다. 가수는 축제무대를 중심으로 소통도 하고 생활도 이어가는데, 행사가 줄어든 상황이라 좀 아쉽고 힘든 상황을 겪고 있다.

-서울예대 실용음악과에서 작곡을 전공했다. K팝에 접근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을 텐데 트로트를 선택하게 된 배경은.

▲박효신·이적·거미 등 내로라하는 가수의 코러스로 활동한 적도 있었다. 그러면서 어느 날엔가 '나도 저 자리에 서고 싶다'라는 생각과 함께 진로를 고민하게 됐다. K팝과 트로트 장르 중 트로트를 선택한 것은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듣고 보던 것이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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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대박엔터테인먼트 제공>

-데뷔 14년차 트로트가수다. 첫 발은 어땠는가.

-데뷔만 하면 잘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트로트가수로의 길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아버지 후광으로 올라서는 것이 싫어 '구윤'이라는 이름으로 1집 '말랑말랑'을 냈는데 말 그대로 '폭망'했다. 지금은 트로트가 각광받는 상황이라 자신만의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기회가 조금은 열려있지만 당시에는 당대 최고 선배를 위한 자리 외에는 설 무대가 없었다. 신인이었던 내게는 직접 뛰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었다. 대표의 권유로 마지못해 입은 빨간 반짝이 재킷과 엿장수 가위를 든 채 7000여곳쯤 되는 전국 어머니 노래교실을 돌아다니면서 나를 알렸다. 3년가량 '말랑말랑'으로 잘 안됐던 트라우마 속에서 절박한 마음에 2010년 냈던 '뿐이고'가 입소문이 나면서 '노래방 애창곡' 1위까지 오르게 됐다.

많은 분이 박현진 작곡가의 아들이라는 것을 아는 지금은 대부분 탄탄대로만 걸어왔을 것이라고 짐작하지만, 팬들은 내 노력을 안다. 이런 경험이 지치지 않고 노래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트로트가수로서 최고와 최악의 순간을 꼽자면.

▲최고의 순간은 지금이라 생각한다. 트로트가 역대로 이렇게까지 주목받아본 적이 없다. 항상 중장년 타깃의 성인가요로 치부되던 것이 이제는 세대를 넘어 응원받고 있다. 내가 일반 예능의 콜백을 받을 만큼의 상황까지 오고 있다. 이런 순간이 다시없을 것이라는 '걱정 반 설렘 반' 마음이 가득하다. 최악의 순간은 사실 없다. 물론 데뷔 초 설 무대가 없었을 때 신인으로서 돌파구를 찾지 못했을 때는 좌절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순간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영광은 없었을 것 같다. 그만큼 더 겸손하고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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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박정욱 작곡가(왼쪽)과 함께하고 있는 박구윤의 모습. (사진=박구윤 페이스북 발췌)>

-아버지(박현진)와 형(박정욱) 모두 트로트와 K팝에서 내로라하는 히트메이커다. '트로트 가수를 하겠다' 했을 때 반응과 현재는.

▲아버지께서는 오디션을 보라시면서 두 차례나 저를 시험하셨다. 나중에 여쭤본 일이지만 아버지께서는 '실력적인 부분을 떠나 진심으로 하고 싶은 것인지'를 시험해본 것이라 하셨다. 당시엔 좀 서운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더욱 와 닿는다. 아버지의 후광이라는 선입견을 던지고 진지하게 내 힘으로 직접 노력하고 부딪치는 게 현명한 것이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아들이 잘하고 있다'는 주변 응원과 칭찬에 더욱 즐거워하시면서 '코로나 조심하라'는 말씀과 함께 '초심을 잃지 말라'는 말을 하시곤 한다.

형은 내 트로트 입문에 많이 놀라워했다. 서울예대 실용음악과를 다니면서 R&B, 팝, 록에 관심을 두던 사람이 트로트를 하겠다니 당연히 놀랐을 것이다. 하지만 형도 진심으로 응원해줬다. 요즘은 음악이라는 공통주제를 갖고 매일 통화를 나누며 자문을 구하기도 모니터링을 부탁하기도 한다. 앞으로 더 바람이 있다면 곡 작업도 함께 하고, 형제간의 우애를 다루는 버라이어티 등에도 나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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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구윤 페이스북 발췌>

-'뿐이고' '나무꾼' 등의 히트곡과 함께 다방면의 행보로 인기를 얻고 있다. 자신만의 트로트 매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색깔이 있다. 정통 트로트에서 느껴지는 애환이나 슬픔보다는 힘과 밝은 에너지에 가깝다. 듣고 부르시는 분들 모두에게 즐겁고 경쾌한 기운을 드리고 싶은 내 마음이 잘 어필이 된 것이 아닐까(웃음). 물론 트로트 가수는 애절한 노래를 한다. 하지만 요즘 같은 코로나19 시대에 에너지와 희망이 담긴 노래가 필요하다. 소위 박구윤 노래하면 '힘이 난다'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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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구윤 페이스북 발췌>

-최근 트로트 전성시대는 어떻게 보는지.

▲아버지가 만드신 '네 박자' 가삿말처럼 인생의 사랑과 이별, 눈물을 모두 알만한 중장년층은 물론 젊은 세대까지 오디션이라는 틀 안에서 트로트에 공감하기 시작했다. 장윤정·홍진영·박현빈 등 톱가수 중심의 흥행이 아니라 송가인을 비롯한 '미스트롯', 임영웅·영탁·김호중 등 '미스터트롯' 친구들의 활약이 폭넓게 펼쳐지면서 트로트 인기가 확산되고 있다.

물론 그 친구들이 저를 비롯한 많은 선배가수를 보며 꿈을 키워왔다는 것을 말해줄 때는 쑥스럽다(웃음). 하지만 어렵게 고생을 하며 대선배의 노래를 벤치마킹하던 그 친구들이 오디션과 함께 자신만의 입지를 갖추기 시작하는 모습에 흐뭇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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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미·오승근·진성·박현빈 등과 함께하고 있는 박구윤의 모습. (사진=박구윤 페이스북 발췌)>

-편중된 인기 구도와 함께 트로트 장르에 대한 피로감을 이야기하는 사례도 있다.

▲어린 친구들도 저도, 선배님들도 모두 고민하는 숙제다. 사실상 프로그램이나 유행이 돌고 도는 것이다. 트로트 역시도 지금 주기를 맞이한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인기 집중을 피로감 없이 잘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당장에 저도 박현빈·신유 등과 함께 선후배 마음을 모으는 중간위치로서 잘해나가고자 다짐하고 있다.

원래 트로트가수로서의 행사 이동거리도 장거리이듯, 주류장르로 가는 길도 긴 호흡이 필요한 장거리 레이스다. 인기가 있을 때 많은 가수들이 앨범도 많이 내고 꾸준히 호흡 폭을 넓히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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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구윤이 임영웅·영탁·이찬원·장민호 등과 함께하고 있는 모습. (사진=박구윤 페이스북 발췌)>

-후배가수 가운데 주목하는 사람이 있는지.

▲모든 후배 가수가 애틋하고 소중하다. 송가인은 무명시절부터 인생자문이나 상담 등으로 많이 소통했던 친구다. 오디션 프로그램과 함께 국민가수가 됐어도 그 마음만큼은 변치 않는 것도 참 보기 좋다. 미스터트롯 친구들 역시도 마찬가지다. 모두 무대를 함께 하고 이야기 나누던 친구들이 더욱 주목받는 상황이라 기분이 좋다. 어떤 분들은 후배들이 잘돼서 배 아프지 않느냐고 묻기도 하는데 그런 건 없다(웃음). 다들 더 잘 돼서 서로 이끌어나가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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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구윤 페이스북 발췌>

-트로트가 세대 공감 키워드로 떠오른 지금 어떤 것을 준비하는지. 신곡 계획은.

▲데뷔 직후 몇 년간은 틈틈이 작곡 습작을 했지만 노래에만 집중했던 것 같다. 최근에는 그래도 인생을 조금 아는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저 자신과 선후배들을 위한 곡을 쓰곤 한다. 최근에 발표된 웹드라마 '독고빈은 업뎃중' OST와 같은 새로운 노력도 하고 있다. 저 스스로도 다방면의 소통을 거듭하는 것을 잊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본다. 신곡은 아직은 고려 중이다. 트로트라는 장르가 인기반열에 오르는 시간도, 조건도 길고, 그만큼 호흡이 길다. 우선은 '나무꾼'으로 활동하는데 집중하고자 한다.

-박구윤에게 트로트는.

▲말 그대로 '나무'다. 물과 햇빛을 적절히 주면서 애지중지 가꿔야 자라나는 것이 나무다. 트로트 역시도 내게 있어 매우 소중하고, 애지중지해야 할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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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대박엔터테인먼트 제공>

-앞으로 각오는.

▲우선은 가요계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 앞서 말씀드렸듯 많은 대중과 소통하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진정한 가수로서 트로트 흥행을 꾸준히 이어나갈 수 있도록 다져나가는 데 노력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다른 누군가의 리메이크 대상이 될 수 있을 만한 노래를 지닌 가수가 되고 싶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는데, 저는 죽어서도 남는 노래를 가진 가수로 기억되고 싶다.

박동선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dspark@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