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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기자간담회 / 사진 : 정지원 기자>

◆ 연기파 배우들의 캐릭터 변신, 이질감 없는 3국 로케이션 촬영.

오늘 개봉하는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출연하는 배우들의 연기 변신만으로도 극장에서 관람해야 하는 이유가 충분한 그런 영화이다.

첫 등장부터 암살자 캐릭터의 포스를 물씬 풍기는 인남 역의 황정민과 피도 눈물도 없는 인간 도살자 레이 역의 이정재 그리고 파격을 넘어 압도적인 비주얼과 연기력을 뿜어내는 유이 역의 박정민까지 러닝타임 동안 주연 세 명의 캐릭터 면면을 살펴보기만도 벅찼던 기억이 떠오른다.

거기에 일본과 한국을 거쳐 태국으로 배경이 바뀌며 이국적이면서도 이질감 없는 공간의 이동을 보여준 로케이션 촬영이 이 영화의 백미라 할 수 있겠다. 각국의 정취와 현장감을 연속되는 프레임 안에 담기 위해 촬영팀과 미술팀 그리고 모든 스태프들이 얼마나 많은 고민과 노력을 했을지가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느껴지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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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보도스틸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일본의 도쿄와 한국의 인천, 태국의 방콕을 무대로 하는 스크린 속 배경들은 각 국이 가지고 있는 특색을 고스란히 녹여내며 변화무쌍한 극 중 캐릭터들의 시공간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듯했다.

주연들이 워낙 대배우들인 만큼 전작의 캐릭터 이미지를 탈피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완전히 뒤엎는 데에 색감까지 고려된 해외 로케이션 촬영이 꽤 큰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고 하여도 과언은 아니다.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들과 국가를 넘나드는 로케이션 촬영이 겹쳐 산만해 보였다면 자칫 독이 될 수도 있었다 생각한다. 하지만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이국적인 배경을 적절히 사용하여 관객들이 배우들의 캐릭터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도록 잘 짜여진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 올여름을 강타할 짜릿한 추격 액션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흔하게 접했던 액션 영화들의 아주 단순한 플롯 두 가지를 연이어 붙여놓았다.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인다는 이야기와 복수에 눈이 멀어 피가 거꾸로 솟는 복수극을 벌이는 이야기가 함께 공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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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보도스틸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전자는 황정민이 연기한 인남의 이야기이고 후자는 이정재가 연기한 레이의 이야기이다.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는 인남과 그러한 인남이 자신의 형제를 죽였다는 이유로 복수를 위해 무자비한 추격전을 일삼는 레이가 벌이는 육탄 액션에 카 체이싱 액션이 속도감 있게 펼쳐지며 더위를 앗아간다.

박정민은 그냥 비주얼만으로 더위 따위를 느낄 수 없게 만든다. 아마도 박정민이 연기한 유이라는 캐릭터가 없었으면 인남과 레이의 숨 막히는 추격전과 액션신에 호흡이 곤란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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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보도스틸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여기에서 앞서 언급한 주연 배우들의 캐릭터 변화에 대해 다시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까지 주연을 맡았던 작품이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황정민과 이정재에게 새로운 캐릭터라는 것이 가능할까 하는 의문은 영화를 보며 눈 녹듯 사라졌다.

세상 친근한 옆집 아저씨 같으면서도 밑바닥 인생을 전전한 동네 양아치의 면모를 가능케한 황정민은 인남을 만나 감정의 동요가 1도 없는 차가운 암살 병기의 모습을 보여준다. 청춘스타를 거쳐 멜로에서 시대극까지 수많은 장르를 넘나드는 필모를 보였던 이정재는 레이를 만나 복수라는 하나의 목적에 모든 것을 거는 냉혈한을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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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보도스틸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가 가진 특성상 더 잔인하게 표현할 수 있었던 장면에서도 과하지 않게 절제되어 보인다는 점 역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라는 작품을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게 하는 하나의 장점으로 여겨진다.

사회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누구라 할 것 없이 모두가 힘든 이 시기에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정말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배경의 풍광과 주연 배우들의 연기 변신 그리고 숨 쉴 틈 없는 액션신에 집중하여 쓸데없는 생각들을 날려버리기에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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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기자간담회 / 사진 : 정지원 기자>

기상이변으로 인한 엄청난 강수량에 흐리고 습한 날씨로 불쾌지수와 짜증이 솟구치는 요즘 시원한 극장을 찾아 스크린 속 완전히 새로운 명 배우들의 캐릭터 변신과 이국적 풍광을 한껏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 물론 개개인의 위생관리는 기본적으로 철저히 하면서 말이다.




 


 전자신문인터넷 K-컬처팀 오세정 기자 (tweet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