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등 7개국 공동개발
태양과 같은 초고온 환경서 핵융합
국내 110여개 산업체 9개 품목 제작
6180억 달하는 조달품 수주 성과

Photo Image
<ITER 조립착수에 대해 설명하는 유석재 국가핵융합연구소 소장>

궁극의 미래 에너지인 핵융합에너지를 생성하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조립이 시작됐다. 우리나라는 조립 첫 순서에 해당하는 진공용기 최초 섹터 등 핵심 부품을 공급한다.

프랑스 ITER 국제기구는 28일 '장치조립 착수 기념식'을 개최했다.

ITER는 태양의 에너지 생산 원리인 핵융합을 이용해 지상에 안전하고 깨끗한 미래에너지원인 '인공태양'을 만드는 국제공동 프로젝트다. 핵융합에너지 대량 생산 가능성 실증을 위해 우리나를 비롯해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인도가 공동으로 실험로를 개발·건설·운영한다.

각국이 개발·제작한 핵심 품목의 현장 조달이 시작되면서 이들을 하나의 장치로 조립하는 단계에 진입했다. 초전도자석 토로이달자장(TF)코일(일본·유럽, 2020년 4월), 저온용기 베이스(인도, 2020년 5월), 폴로이달자장(PF)코일(유럽, 2020년 6월), 열차폐체(한국, 2020년 6월), 진공용기 섹터(한국, 2020년 8월) 등이 차례로 공급된다.

각 부품은 극한의 크기와 무게를 지녔다. 엄격한 공차와 세밀한 일정을 준수하면서 최종 조립·설치하는 과정은 최고난도 과학기술 도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립에는 약 4년 반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국내 110여개 산업체가 제작에 참여해 초전도도체, 진공용기, 열차폐체 등 ITER를 이루는 주요 9개 품목 개발 및 제작을 맡고 있다. 핵심 품목이자 극한 기술의 결정체로써 조립 첫 순서에 해당하는 진공용기 최초 섹터를 조달하고, ITER 전용 특수 조립 장비를 개발·공급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산업체는 ITER 국제기구, 다른 국가로부터 누적 6180억원의 ITER 조달품 수주 성과를 올렸다. 국산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인 KSTAR를 만든 경험으로 다른 국가 분담의 조달품까지 맡았다. 이는 우리나라가 ITER에 참여하면서 납부한 분담금 총액 3723억원을 웃도는 수치다.

우리나라 핵융합에너지 전문가는 ITER 국제기구에서 장치 건설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는 등 뛰어난 역량과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김근경 건설부문장이 ITER 건설을 총괄하고 있다. 향후 장치 조립에도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핵융합은 가벼운 원자핵이 융합해 무거운 원자핵으로 바뀌는 과정이다. 원자핵이 융합하는 과정에서 줄어든 질량은 에너지로 변환되고, 핵융합에너지가 생성된다. 바닷물에서 추출 가능한 중수소 및 리튬(삼중수소)이 주원료여서 연료가 무한하고,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발생이 없다. 폭발 위험도 없어 궁극의 미래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다만 인위로 핵융합 반응을 만들기 위해 태양과 같은 초고온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ITER는 10년 이상의 설계 과정을 거쳐 2007년부터 건설을 시작했다. 완공 후 오는 2040년께까지 실험·운영하는 인류 최장·최대 프로젝트다. 열출력 500메가와트(㎿), 에너지 증폭률 10배 달성이 목표다. 2025년 첫 플라즈마 발생이 목표다.

유석재 국가핵융합연구소장은 “ITER 조립 착수는 핵융합 에너지가 가시권에 들어왔음을 세계에 알리는 것”이라면서 “우리나라도 ITER 참여로 핵융합 에너지 관련 기술을 고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영상메시지를 통해 “한국 연구진은 1억 도에 달하는 초고온 플라즈마를 세계 최장인 8초간 유지하는 데 성공했고 산업체는 초고온을 견뎌내는 진공 용기를 10년여에 걸쳐 개발했다”면서 “과학으로 세계와 함께하고 있어 자랑스럽다”고 칭찬했다.

세종=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