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넘어 크리에이터·아트디렉터 맹활약

35년 경력의 중견배우 이광기가 아트디렉터 겸 컬렉터로 대중과 호흡을 나눈다. 최근 경기 파주시 스튜디오 KKI에서 이광기와 만났다.

이광기는 1985년 KBS '해돋는 언덕'으로 데뷔, '태조왕건' '야인시대' '정도전' '인수대비' '징비록' 등 대하사극 및 시대극과 '가시고기' '민들레 바람되어' 등 감성연극에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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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끼스튜디오 제공>

데뷔 17년차에 맡게 된 '태조왕건' 신검 역을 통해 아버지 견훤(서인석 분)과의 부자 갈등 속에서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을 느끼는 연기를 제대로 선보이며 두각을 나타낸 이후 2003년 '야인시대' 보디가드 이억일 역, 2014년 '정도전' 하륜 역 등 매 작품마다 캐릭터 특성을 섬세하고 자연스럽게 묘사하는 연기력으로 당시는 물론 현재까지도 대중에게 굳건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2016년부터는 그룹전을 시작으로 꾸준히 사진작가로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1월에는 경기 파주출판단지 인근에 복합문화공간 '스튜디오KKI' 오픈과 함께 유튜브 채널 '광끼채널'을 운영하며 아트경매쇼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는 등 예술 관련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배우 이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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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끼스튜디오 제공>

-안방극장에서 보기가 어려웠다. 이유가 있을까.

▲매니저 없이 개인적으로 활동하면서 관계자와 접촉하는 기회가 좀 부족했던 부분이 있다. 시대적 흐름에 따라 주로 해왔던 사극장르가 대하드라마 계열에서 다소 짧은 호흡의 퓨전사극으로 바뀌면서 접근하기가 어려워진 부분도 있다.
중견배우가 움직일 수 있는 폭이 협소해진 것에 대해 아쉽기는 하다. 연극무대와 함께 예능에서 꾸준히 모습을 드러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여러 예술 분야를 섭렵하는 것으로 내 스스로의 몫을 하려고 하고 있다.

-사극에서 굳건한 존재감을 갖고 있다. 역사물을 선택한 배경은.

▲처음부터 사극을 원한 것은 아니다. 현대물을 조금씩 해가면서 장기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찾고자 하면서 자연스럽게 다가갔던 것이다.
실제 사극이 대사량도 많고, 용어 자체도 어려운 데다 분장이나 대기시간 등 여러 어려움이 있어서 기피하기도 하는데, 저에게는 그것 자체가 기회였다. 이 악물고 도전했던 '태조왕건' 신검 역할 이후 사극 출연 요청이 쇄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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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기는 2000년 KBS 대하드라마 태조왕건 당시 신검 역으로 맹활약했다. 서인석(견훤 역, 오른쪽)과 함께 연기중인 이광기의 모습. (사진=KBS 제공)>

-최근 정통사극의 부재를 어떻게 보는지.

▲사실상 방송가의 수익성 문제가 크다고 생각한다. 역사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도가 있긴 해도 대하 장편을 마련할 만큼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일본이나 중국 등에서는 꾸준히 정통 역사물을 기획하고 방영할 만큼 관심을 이어가는데 비해 국내에서는 퓨전사극이라는 이름으로 시대적으로 맞지 않는 고증과 이야기들을 엮어 수익성만 꾀하는 듯한 모습이 아쉽다.
뉴스 기사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대중이 다르게 받아들이듯 정통사극이 갖는 사회적 가치를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 문화계 측면으로 봤을 때도 연기 무대가 필요한 여러 배우에게 기회를 열어주면서 관련 산업을 더욱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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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KBS 대하드라마 징비록 당시 이광기. (사진=이광기 트위터 발췌)>

-데뷔 35년 경력의 배우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궁금하다.

▲배우는 '모두와 함께하는 교감의 예술'이라 생각한다. 철저한 역할 분석과 함께 상대와 호흡을 자연스럽게 이어가면서 자신만의 임팩트를 드러내는 것이 극도, 상대도, 내 자신도 돋보일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한다. 이를 극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행복을 누리고 나누자'라는 생각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적극적으로 임하면서 함께 호흡한다. 그것이 배우 선후배는 물론 많은 분들께 좋게 비춰지고 있는 게 아닐까.(웃음)

-인생작과 인생캐릭터를 꼽자면.

▲인생작은 '태조왕건', 캐릭터로는 '태조왕건' 신검과 함께 '정도전' 하륜 역이라 생각한다. 신검 역은 15년 무명생활을 버티며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결과물로서 의미가 있다.
또 하륜 역은 초반부 존재감만 은은하게 비춰달라는 작가의 요청과 함께 많은 노력을 기울인 끝에 완성한 캐릭터인데, 당시 네티즌이 '인생은 하륜처럼'이라는 말과 함께 “소생. 하륜이옵니다”라는 대사로 저를 인식해주신 만큼 뜻깊다.

가만히 보면 둘 다 어려움을 딛고 일어섰던 작품이다. 2016년 처음 열었던 사진전 '삶이 꽃이라면 죽음은 삶의 뿌리다' 제목에서 보듯 여러 악재와 함께 절벽 끝에 몰린 삶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고, 그동안의 경험을 스스로의 것으로 쌓으면서 나타난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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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기는 2014년 KBS 대하드라마 정도전 속 하륜 역으로 새로운 연기매력을 드러냈다. (사진=KBS 제공)>

-앞으로 연기 행보는.

▲이제는 생업보다는 정체성을 보여주기 위한 배우로서 활약하고자 한다. TV가 아니라도 연극이나 뮤지컬 등으로 다양하게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또 아버지의 존재와 역할이 좀 옅어진 요즘 시기에 맞춰 '가시고기'를 새롭게 선보이고도 싶다.

◇크리에이터 이광기

-'광끼채널'이라는 유튜브 채널 크리에이터로서 활동 중이다. 도전 계기는.

▲2000년도부터 예술품 수집과 작가들에게 심취해있었다. 그들을 소개, 후원하면서 아이티 학교 건설 등 기부도 함께 이어가고자 2010년부터 서울옥션·K옥션 등과 함께 미술 자선경매를 추진해왔다.
보다 폭넓게 선보이려고 생각하다보니 방송국 연계와 함께 유튜브에 관심을 두게 됐고 현재에 이르고 있다. '스튜디오 KKI' 오픈으로 다소 늦어졌지만 많은 분들이 관심을 기울여주시고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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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광기는 유튜브 채널 광끼마켓과 함께 다양한 예술 관련 콘텐츠들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끼스튜디오 제공)>

-광끼채널은 어떤 것을 주로 보여주나.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캠핑'과 함께 예술품의 가치를 재밌게 공유하면서 소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경매쇼'를 열고 있다. 공산품과는 달리 작가의 예술혼이 담긴 작품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러 유용한 제품을 선보이는 콘텐츠 '끼마켓'도 선보이고 있다.

-주요 시청층은 어떤가, 어려움은 없는지.

▲자신의 습관이나 여러 가치들을 보여주는 것을 원하는 추세가 늘다 보니, 예술품 수요도 조금씩 늘고 있다. 채널 시청자도 예술품에 어느 정도 관심을 지닌 3050세대를 중심으로 다양하게 늘고 있다. 첫 시작이니만큼 아직은 좀 부족하지만 대중의 예술 욕구를 응원하면서 능력 있는 예술가를 후원하고 기부도 하려는 제 의도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 차근차근 걸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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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끼스튜디오 제공>

-크리에이터로서 목표는.

▲예술은 있는 그대로 가치와 함께 다양한 삶의 요소와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기도 문화재단의 '아트경기' 프로젝트에 함께하면서 많은 예술가들을 응원하는 것을 첫 목표로 하고 있다. 예술작가와 함께 하는 요리방송이나 토크, 예술에 처음 접근하는 셀럽들의 이야기 등 다양한 코너와 함께 디자인·가구·인테리어·부동산 등 예술과 접점을 가질 수 있는 다방면의 콘텐츠로 대중과 함께하고자 한다.
이는 곧 예술과 대중의 거리를 한결 좁히는 계기가 될 것이고,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생각한다. 그것이 목표다.

◇아트디렉터 겸 컬렉터 이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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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끼스튜디오 제공>

-파주 출판도시 쪽 '스튜디오 KKI'와 일산역 인근 '문화공간 KKI'를 열었다. 소개하자면.

▲미술 관련 기획이나 전시회, 경매 등을 기획하면서 '실전컬렉션' 등 강연도 하다보니 많은 분들이 문의를 해오시더라. 밖에서 만나 모두 이야기하기가 어려워서 아예 하나의 공간이 필요하겠다 생각했다.
그래서 연 곳이 '스튜디오 KKI'다. 유튜브 방송도 하고, 강연·취미 공유 등을 함께 하며 때에 따라 촬영장소로도 활용할 수 있는 복합공간으로서 마련했다. 일산역 인근 '문화공간KKI'는 근처의 5일장과 플리마켓, 전시공간 등을 한 번에 해보고 싶다는 취지로 새롭게 리모델링한 공간이다.

-각 공간을 열 때 많은 에피소드가 있었을 듯한데.

▲착공식 때 영하 13도에 달하는 추위 속에서 함께 했던 조정민 목사님과 조형기·이성미·조혜련·정태우·박미선 등 지인들이 완공·오픈 때도 함께 했던 기억이 가장 뚜렷이 남는다.
당시 목사님께 '이곳이 기쁨이 넘치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고 했던 것처럼 많은 분들의 응원 속에서 황량한 땅을 하나하나 채워가는 지금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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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끼스튜디오 제공>

-향후 행보는.

▲광끼채널 예술경매쇼와 함께 예술과 인문 등 다양한 가치를 한 번에 아우르게 하는 복합 문화공간으로서의 모습을 보다 뚜렷하게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내달 하순쯤 진행될 온라인 아트페어는 예술품 관람과 토크쇼, 문학강연 등을 쇼 형태로 선보이면서, 공간별 가치를 더욱 부각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끼 옥션'이라는 브랜드 네임과 함께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플랫폼을 선보이며 대중과 다양한 예술의 만남을 더욱 촉진해나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TV를 비롯한 여러 영역에서 펼쳐질 연기·방송활동은 물론 유튜브 '광끼채널'과 '스튜디오KKI' 등 예술 관련 활동으로 찾아뵐 것이다. 채널 구독 및 '좋아요'와 함께 다양하게 펼쳐질 행보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박동선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dspark@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