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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의심하고, 두려워하는 이 시대에, 예술가들의 역할은 무엇일까?’를 고민하던 정재호, 송훈상, 권혁우 등 세 명의 연극 연출가가 한 개의 희곡(황대현 작가의 ‘현혹’)을 선택해 3인 3색의 시각으로 공연을 올려 화제다.

정재호, 송훈상, 권혁우 등 3인의 연출가는 평생 연극 무대와 함께 호흡해 오고 있다. 각각의 색깔과 느낌으로 긴 세월 동안 각자의 무대를 꾸미던 이들이 주목한 작품은 황대현 작가의 희곡 ‘현혹’ 이었다. 이미 지난 해 국제 2인극 페스티벌에서 정아미, 이윤정 등 두 배우 모두 우수 연기상을 수상했던 작품이라 이번 공연도 비슷한 느낌이지 않을까 했다. 그러나 무대에 오른 3편의 연극은 완전히 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연극은 레드(권혁우 연출, 정아미 배우와 이윤정 배우), 골드(송훈상 연출, 정욱 배우와 임은연 배우), 블루(정재호 연출, 서광재 배우와 정형렬 배우) 등 3팀이 매일 시간을 달리해 공연된다.

연극은 대충 보면 3편 모두 비슷하거나 동일해 보이지만 세세하게 나눠 보면 무대마다 다른 것이 많다. 배우들이 표현하는 무대도 비슷하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 지난해 초연 때, 노 수녀와 젊은 수녀의 구성으로 보여줬던 공연이 이번에는 여-여 버전, 남-남 버전, 남-여 버전 등 세 개의 다른 접근을 시도해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도록 했다.

레드팀의 정아미 배우는 드라마, 영화, 연극을 넘나드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연극배우협회 올해의 배우상, 월드2인극 페스티벌 연기상, 거창 국제연극제 연기대상 등 많은 수상경력이 있는 실력파 배우로,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유쾌하게 극을 풀어내는 배우이다.

레드팀의 젊은 수녀 역을 맡은 이윤정 배우는 ‘사랑해 엄마’, ‘비껴치기’,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등 여러 작품에 출연했다. 도도한 매력이 넘치는 배우이다.

골드팀 정욱 배우는 방송과 영화에서 익히 알려진 얼굴이다. 올해 82세의 노배우로, 삶의 연륜만큼 깊이 있는 연기로 극중 노신부 역을 훌륭하게 표현해주고 있다. 부드러운 연기를 선보이는가 하면 카리스마 넘치는 목소리로 무대를 압도하고 있다.

골드팀의 상대 수녀역할에는 임은연 배우가 출연한다. 연극 ‘이구아나’로 춘천국제연극제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했고, 지난해 ‘카프카 변신’에서 독특하면서도 애정이 넘치는 역할로 호평을 받은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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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팀 노신부 역을 맡은 서광재 배우는 KBS 22기 성우 출신으로 본업이었던 목소리 출연 외에도 영화, 드라마, 연극, 광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서광재 배우는 또 각종 공연에서 중후한 연기와 감초 같은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상대역의 젊은 신부는 신예 정형렬 배우가 맡았다. ‘이구아나’, ‘도착’, ‘어느날’, ‘기적의 소년’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한 경력이 말해주듯 신예답지 않게 능숙한 연기와 세련된 무대매너가 돋보인다.

이번 3인3색 ‘현혹’을 집필한 황대현 작가는 화제작 ‘고린내’, ‘엄니인력 사람들’, ‘메시아의 탄생–지옥의 문이 열리다’, ‘하느님의 나라’ 등 사회의 단면과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들을 썼다.

황 작가는 모든 작품을 통해 “체계적 사고체제(이념, 종교 등)에 의해 선(善)이 발현하는가? 이념에 의해 인간이 다듬어져 완성되는 것인가? 아니면 본능을 선택적으로 묘사하며 기괴한 모습으로 인간을 왜곡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레드팀 예술공작소 몽상의 권혁우 대표는 2012년 극단 이래 ‘그 해 겨울’ (2013년), ‘서릿빛 소녀’ (2014년), ‘고린내’ (2016)년, ‘현혹’ (2019년) 등 심리를 깊이 있게 다룬 창작극을 주로 연출했다. 극단 촉 상임 연출, 청계인문극단 상임연출을 겸하고 있다.

골드팀 극단 RM의 송훈상 대표는 ‘분장실’, ‘블랙코메디’, ‘장씨일가’, ‘서교수의 양심’ 등을 연출했다. 이번 ‘현혹’에서는 노신부와 젊은 수녀로 설정해 세대와 성별에 대한 감성까지 포함한 무대를 준비했다.

블루팀을 맡은 극단 이구아구의 정재호 대표는 2019년 올해의 예술가상, 2018 춘천국제연극제 대상을 수상한 연출가로 한국연출가협회 부이사장이기도 하다.

한편 이번 공연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예술연극으로는 드물게 하루에 3회 공연을 한다. 그러나 영화처럼 똑같은 것을 반복하는 3회가 아니라, 레드, 골드, 블루팀이 매일 순서를 바꿔 차례대로 공연을 한다. 어찌 보면 3편의 다른 공연의 연속 상연일까?

3인3색 ‘현혹’ 공연은 매 회차마다 객석 내 소독, 입장객 전원에 대한 문진 및 발열 체크, 전자방명록 작성을 하며 마스크 미착용자는 입장이 불가하다. 주최측은 안전을 위해 210석의 객석 절반만 사용하는 등 방역지침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인터파크 티켓과 대학로티켓 닷컴에서만 예매가 가능하고, 잔여좌석에 대해 현장판매도 진행한다.

3인3색 ‘현혹’은 7월 15일부터 오는 7월 26일까지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3관에서 평일 오후 4시 30분, 7시, 8시 30분 등 3회, 주말은 3시, 4시 30분, 6시 등 3회 공연된다. 관람료는 2만원이다. 1일 3편을 모두 감상하는 경우 ‘일일패스(화이트 티켓)’은 할인가인 4만 5천원이다. 주차 공간은 없다.

전자신문인터넷 소성렬 기자 hisabis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