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이 가열됐다. 각 정당이 너나 할 것 없이 전국민 대상 지원금 지급을 경쟁적으로 외치며 사실상 21대 총선 최우선 공약으로 내거는 모양새다. 한편에서는 설익은 계획으로 인해 당 내부적에서도 의견이 일치되지 않는 등 잡음이 나온다.
총선을 일주일 앞둔 8일 여야 간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신경전이 수위가 높아졌다. 야당이 먼저 전국민 지급을 언급하면서 지원 확대 여부가 앞서 화두였다면 지금은 지급 시기와 방법 등 구체 방안으로 이슈를 선점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전국민 대상 지원금 확대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총선 이후 추경을 통해 총 13조원 재원으로 전국민 지원금 지급을 계획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여야 긴급 원내대표 회동을 제안했고, 총선 이후 곧바로 추경 처리에 나설 방침이다.
여론조사에서도 절반 이상이 전국민 지원금에 '찬성'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는 이날 오마이뉴스 의뢰로 긴급재난지원금 전 국민 확대 주장에 대한 평가를 물은 결과, '찬성' 응답이 58.2%(매우 찬성 32.7%, 찬성하는 편 25.5%)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반대' 응답은 36.6%(매우 반대 13.3%, 반대하는 편 23.3%), 모름·무응답은 5.2%였다. 이번 조사는 지난 7일 하루 전국 18세 이상 성인 7033명에게 접촉해 최종 500명이 응답(응답률 7.2%)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다.
전국민 지급 화두를 먼저 꺼내며 공세의 고삐를 쥔 야당은 지원금의 신속 집행을 주문하며 정부와 여당을 압박했다. 미래통합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긴급재정명령을 통해 지원금을 신속히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 예산 20% 재조정과 대통령 긴급재정명령권 발동을 재차 제안했다. 다른 야당도 지원금을 우선 집행하고 고소득자에 대해서는 차후 연말정산 등을 통해 세금으로 환수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지원금 관련 각 정당의 대책이 총선 이슈 선점 경쟁구도로 가면서 내부 의견이 일치되지 않는 모습도 나오고 있다. 지난 7일 민주당 현안점검회의에서 이인영 원내 대표는 “긴급재정명령 건의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언급했지만, 이해찬 당 대표는 “긴급재정명령은 국회가 열릴 수 없을 때 하는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통합당에서는 유승민 의원이 SNS를 통해 악성 포퓰리즘의 공범이 될 수 없다며 전국민 지원금 지급에 반대했다.
손학규 민생당 상임선대위원장은 선대위 회의를 통해 “포퓰리즘은 극도록 경계해야 할 상황이지만, 지금은 비상상황인 만큼 전국민에게 50만원을 지급하고 상위 소득자는 차후 세금으로 환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