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카페? 아니 나만의 프라이빗 서재! 블루스퀘어 '북파크 라운지'

코로나19로 인해 어딘가로의 외출이 쉽지 않은 요즘. 큰마음 먹고 다녀온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마음에 쏙 드는 공간을 발견했다.

바로 '북파크 라운지'라 이름이 붙여진 블루스퀘어 3층에 위치한 프리미엄 라운지이다.

북파크 라운지의 존재는 지난 연말 김찬용과 정우철 도슨트의 아트톡(Art talk) 행사를 취재하였을 무렵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해가 바뀌는 시즌의 정신없음으로 방문의 타이밍을 놓쳤다.

이번 북파크 라운지의 방문도 사실은 같은 건물의 인터파크홀에서 진행되고 있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를 취재하는 우리 팀 기자와의 미팅 일정으로 인해 가능할 수 있었다는 것을 실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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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스퀘어 '북파크 라운지' 부스형 2인 공간 / 사진 : 정지원 기자

솔직히 지금까지 익히 보아왔던 북카페 정도의 공간이겠거니 하는 나의 예상은 보란듯이 빗나갔다. 북파크 라운지에 들어서자마자 느껴진 것은 내부의 좌석들이 모두 각기 다른 개성들을 뽐내고 있다는 점이다.

벽 쪽에 위치한 1, 2인의 단독 부스 형태의 좌석을 제외하면 같은 종류의 의자나 탁자가 없었다. 때문에 앉는 자리에 따라 완전히 새로운 공간으로 느껴질 것이라는 기대가 몽글몽글 피어올랐다.

아쉽게도 평일 '오페라의 유령' 관람 직전의 저녁 시간대라 쉽게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고 미팅이 주된 방문의 목적이었기에 첫 방문에서는 다른 좌석에 앉아 볼 기회를 가지지 못했다.

'진작에 와볼걸!'하는 마음의 소리에 첫 방문 이후 돌아오는 주말, 바로 '북파크 라운지'를 다시 찾아갔다. 이번에는 온전히 북파크 라운지의 방문만을 목적으로 했기에 오픈 시간인 오전 11시에 늦지 않기 위해 서둘렀다.

첫 방문에서 단순한 북카페일 것이라는 생각에 입구에서 입장을 안내하는 직원분이 다른 카페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아르바이트생일 것이라 여겼는데 알고 보니 컨시어지 역할을 하는 인터파크 시어터의 직원이라는 것을 알게된 것도 빠른 재방문에 한 몫을 차지했다.

북파크 라운지의 오픈 시간 보다 조금 이르게 방문하니 입구에서 컨시어지가 밝은 미소와 함께 아직 오픈 준비 중이니 편한 자리에 앉으면 된다는 안내를 해주었다. 주 중에 한번 방문했었는데 이곳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아 다시 오게 되었다고 이야기하였더니 컨시어지는 오픈을 마무리하고 내가 앉은 자리로 찾아오겠다고 했다.

궁금한 것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첫째로는 재방문의 욕구를 강하게 자극했던 자리마다 다른 탁자와 의자들이 가진 사연이 궁금했고, 둘째로는 비치된 3천여 권의 책들을 어떻게 선정하는지가 궁금했다.

그 밖에도 곳곳에 비치된 향초나 디퓨저, 섹션마다 다른 전체적인 인테리어 등등 구석구석 세심한 손길이 닿아 있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는 설렘이 가득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컨시어지가 내가 있는 자리로 와주었고 나는 많은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우선 자리마다 다른 탁자와 의자들은 그냥 비치된 가구들이 아닌 체험형 쇼룸 형태의 팝업스토어이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온라인에서 판매되고 있는 인기 가구들의 실물을 종전에는 직접 확인하기 어려웠는데 복합문화공간인 블루스퀘어의 2층과 3층에 가구들을 전시하여 체험을 하게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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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스퀘어 '북파크 라운지'에 전시된 다양한 체험형 가구들 / 사진 : 정지원 기자

'북파크 라운지'에는 편안한 휴식을 보장하는 소파 등의 거실 가구들이 배치되었고 2층에는 아동 및 청소년을 위한 주니어 침대, 책상, 책꽂이, 책장 등의 학생가구로 구성되었다고 했다. 여느 카페에서는 볼 수 없었던 고가의 편안하고 안락한 좌석이 준비될 수 있었던 것은 가구 브랜드사와의 컬래버레이션 덕분이었다. 전시된 가구들이 마음에 든다면 QR코드를 통해 온라인 최저가로의 구입도 가능하다고 한다.

3천여 권의 책들이 어떠한 기준으로 비치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도 색다른 답변을 받았다. 오픈 초기에는 베스트셀러나 스테디셀러 등 대중적인 인기를 구가하는 도서들을 구비했었는데 라운지를 이용하는 고객들과 소통을 하다 보니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책보다는 매거진이나 마니아층을 위한 도서들을 읽고 싶다는 의견들이 많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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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스퀘어 '북파크 라운지'에 비치된 도서들 / 사진 : 정지원 기자

자녀들과 함께 문화생활을 하기 위해 방문하는 고객들도 많아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도서들도 구비하고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도서들을 찾는 20대 초중반 고객들의 요청에 관련 섹션을 마련하기도 했다. 어떠한 책을 읽으면 좋을지 추천을 해달라는 고객들도 많아 비치된 도서마다 간단한 소개 글이나 분류에 따른 캡션 등을 추가해 놓았다.

이러한 구성이 가능했던 것은 인터파크 도서의 상품 기획자들과 함께 움직일 수 있어서라고도 했다. 북파크 라운지의 컨시어지는 이용하는 고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그 의견들에 걸맞은 도서들을 선정하고 주기적으로 비치되는 책들의 종류를 달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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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스퀘어 '북파크 라운지'의 야외테라스와 빈 백 소파가 위치한 공간 / 사진 : 정지원 기자

첫 방문에서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창밖에 위치한 야외 테라스 좌석도 매력적이었고 안쪽 구석진 곳에 위치한 다락방 같은 느낌의 빈 백 소파가 놓인 곳 역시 감성을 자극하기에 더없이 훌륭하게 느껴졌다.

컨시어지의 설명을 듣고 나니 북파크 라운지를 구성하는 크고 작은 모든 것들 하나하나가 그녀의 섬세한 노력이 담겨 성장하고 있는 듯 느껴졌다. 실제로 컨시어지는 이용객들에게서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어 했고 고객들의 이야기를 통해 발전이 가능한 공간임을 짚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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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스퀘어 '북파크 라운지'내 프리미엄 카페와 음료 / 사진 : 정지원 기자

이 모든 것들을 하루 동안 이용하는 이용료는 9,900원. 북파크 라운지 내부에 위치한 프리미엄 카페의 전문 바리스타가 만들어 주는 고급스러운 음료 이용권이 포함된 금액으로 블루스퀘어에서 공연을 관람하는 경우 추가 할인도 제공 중이다.

공간이 협소하지 않아 요즘 같은 시기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라 할 수 있겠다. 앞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비치된 가구들이 각각이기에 어느 자리에 앉느냐에 따라 마치 다른 공간에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데다가 독립적인 공간으로도 느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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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스퀘어 '북파크 라운지' 독립적인 느낌의 좌석 / 사진 : 정지원 기자

읽고 싶은 책을 골라 읽을 수 있으며 만약 원하는 도서가 없다면 컨시어지를 통해 추후 방문 시 준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나의 의견에 따라 비치되는 도서가 달라질 수 있다고 하니 마치 나만의 서재가 생긴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북파크 라운지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며 사색에 빠지고 독서와 함께 휴식을 취하며 전문 바리스타가 만들어 주는 음료와 디저트를 즐기는 힐링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물론 개인의 위생에는 신경을 쓰면서 말이다.

 


전자신문인터넷 K-컬처팀 오세정 기자 (tweet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