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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환 산업통상자원 R&D 전략기획단장.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코로나19 사태는 실물경제 위기 상황이기 때문에 금융위기 때와 양상이 많이 다릅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대외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훨씬 더 어렵습니다. 우리 산업기술 연구개발(R&D)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혁신적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나경환 산업통상자원 R&D 전략기획단장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산업기술 R&D도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에도 이 같은 위기 상황을 대비해 현명하게 대응할 수 있는 R&D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분석이다.

그는 “부품이나 모듈단위 공급망을 분석해 우리가 자체적으로 공급망을 갖출 수 있는 산업 생태계와 스마트공장과 연계해 공급망을 강화하는 전략적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어떤 것을 육성하고 강화할지 빅데이터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데이터베이스(DB)를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 단장은 지난 1월 제4기 산업통상자원 R&D 전략기획단장으로 취임했다. 4기 R&D 전략기획단은 기술정책·소재부품산업·주력산업·신산업·에너지산업 등 5개 투자관리자(MD) 그룹으로 운영된다. 3기 R&D 전략기획단에서는 MD 3명이 일한 것과 비교하면 조직 규모가 대폭 확대됐다. R&D 전략기획단이 산업기술 R&D 투자 방향을 설정하는 등 기존 컨트롤타워 역할을 다시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책을 맡게 된 나 단장에게 향후 R&D 전략기획단 전략과 역할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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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양종석 산업에너지부장

-산업통상자원 R&D 전략기획단장으로 선임된 지 두 달이 지났다. 그간 어떤 일들을 했나.

▲국민적 관심 속에서 출범한 1기 이후, R&D 전략기획단이 당초 설립 목적에 따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존재감도 많이 떨어져 있었다. 산업부 R&D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전략기획단이 본연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따라서 취임과 함께 출범한 4기 전략기획단이 제대로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했다.

조직·운영 등 종합 현황 분석과 제한된 인력 아래에서 최적 조직과 운영방식, 이를 뒷받침할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2명 MD 직책을 신설해 1기 때처럼 5명 MD 체제로 확대했다. 이 같은 산업통상자원부 관심과 지원도 큰 힘이 되고 있다.

-4번째 R&D 전략기획단장에 선임됐다. R&D 전략기획단장직을 수락한 계기는 무엇인가.

▲4차 산업혁명 같은 최근의 급격한 기술 환경 변화는 지금까지 기술혁신과 전혀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불확실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따라서 국가의 모든 R&D 역량을 총결집해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정부 R&D의 3배 이상 되는 민간 R&D와 정부 R&D 연계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

또 정부 R&D 성과 제고, 즉 R&D를 통한 주력산업 경쟁력 확보와 함께 새 성장동력 확보를 통한 일자리 확보와 경제 활성화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 부처 간 협력을 통한 역량 집결이 필요하다. 부처 간 선의의 경쟁은 필요하나 궁극적으로 연계 협력을 통한 정부 차원 성과 창출도 중요하다.

최근 정부는 다부처사업과 부처 이어달리기 사업 등을 통해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R&D 전략기획단장으로서 산업기술 R&D 정체성을 강화하고 과학기술혁신체제 아래에서 최적 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조정 역할과 함께 협력·연계를 통한 전체 최적화 방안을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

향후에는 산업기술과 과학기술 간 정합성을 높여가면서 산업기술 R&D을 정체성을 강화하고 이를 통한 성과를 높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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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전략기획단은 산업기술 R&D 투자와 기획 방향을 제시하고 새 R&D 정책 발굴을 제언하는 등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단장으로서 생각하는 R&D 전략기획단 철학과 비전은 무엇인가.

▲설립 당시 R&D 전략기획단 목적에 충실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산업기술R&D의 적절한 투자방향 설정과 혁신적인 성과를 높이는 정책 조정 허브 역할을 하겠다. 특히 정책 또는 전략을 수립할 때 공급자인 산업부와 수요자인 산·학·연 간 중간자와 조정자 역할에 집중하려고 한다.

궁극적으로 '글로벌 밸류체인(GVC)' 안정화로 흔들리지 않는 산업강국 대한민국 기반을 구축하는데 기여하고자 한다. 전략기획투자협의회를 통해 정부와 민간 간 협력과 소통을 강화해 국가 전체 R&D 시스템 혁신을 선도하고 산업기술 R&D 효율성도 높이겠다.

-지난 2일 MD 5명을 선임했다. 4기 R&D 전략기획단이 본격 출범할 체제를 갖췄다. 1기 이후로 처음으로 MD 5명이 일한다. 소재부품산업 MD를 다시 선임하고 기술정책 MD 직책을 신설한 이유는 무엇인가.

▲기업정책 역량과 기술 사업화 성과를 높이기 위해 기술정책 분야 MD 한 명과 분야별 기술전문가 4명으로 5명 MD 체제를 구축했다.

소재부품산업 MD는 일본 수출규제로 촉발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경쟁력 강화대책으로 관련 조직을 신설하고 소부장협력국과 예산을 높이는 것에 따랐다. 대응 역량을 극대화하는 것이 필요했다. 특히 증액된 소부장 분야 R&D 예산을 효율적으로 투자하기 위해서는 소부장 전담 MD가 필요했다.

기술정책 MD는 산업기술 R&D 정책 역량과 기술 사업화 성과를 높이고 산업기술 정책 발굴을 위해 신설했다. 산업기술 정책 발굴과 함께 개발기술 사업·산업화, 산업 R&D 제도 개선을 도모할 예정이다.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산업을 선점하기 위한 기술 개발 경쟁도 치열하다. 중요하게 보고 있는 산업기술 주요 트렌드는 무엇인가. 이와 관련한 R&D 전략기획단 방향과 역할은.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급격하게 기술이 변화하고 일본 수출규제 등과 같은 다양한 글로벌 도전에 직면했다. 극복하기 위해 산업기술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더불어 새 성장동력을 조기 발굴하기 위한 역량 확보가 중요하다.

이슈해결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what)'에 대한 고민과 함께, 이에 부합하는 '일하는 방식(how)'에 대한 변화도 필요하다. 그 어느 때보다 R&D 전략기획단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

또 대상과 목표가 불분명한 선도형 R&D 혁신 체제에서는 순차 혁신이 아닌 방향 중심으로 동시다발적인 혁신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기존 특정 제품과 산업별 성장공식에서 탈피해 국가 산업 전체를 포괄하는 전체 최적화로 전환해야 한다. 산업기술 혁신 지향점을 효율성, 수익성, 성장성에 둬야 한다. 새 변화 방향을 제시하고 전략 마련과 실행에 집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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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와 함께 '산업기술 R&D 혁신방안'을 만들고 있다. 산업기술 R&D는 2010년대 이후만 해도 약 8번 개편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개편도 같은 얘기를 반복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어떤 방향으로 개편을 준비하고 있나.

▲그동안 만들어진 혁신방안도 그 당시 환경 아래에서는 많은 전문가 논의를 거쳐 만들어 졌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R&D 혁신방안을 만드는 이유는 최근 급격하게 기술과 산업 환경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추진하는 혁신방안은 실제 R&D 현장 적응력을 높여 실질적인 성과가 나오도록 기존 방안과 다른 몇 가지 차별성을 갖고 추진한다.

먼저 이전의 혁신방안 수립과는 다르게 다양한 R&D 주체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위원회를 구성했다. 지금까지는 거의 산업 R&D 관련 전문가들로만 구성하고 운영했다. 이번에는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등 과학계 정책연구 기관과 과기정책 전문가가 대폭 참여했다. 과학기술계가 보는 산업 R&D 개선 방향을 다양한 시각에서 분석하고 반영하려고 노력했다.

혁신방안 실행력과 현장 착근성을 높이고자 한다. 산업 R&D는 대부분 산업계가 주도적으로 수행한다. 대학이나 출연연 등 비영리기관이 주로 수행하는 연구사업과는 다르다. 연구개발 기간, 과제 중복문제, 과제 기획 방식을 포함해 기획부터 선정, 관리까지 전체 프로세스 측면에서 차별성이 크다. 이 차별성을 분석해 혁신적인 방안 수립으로 R&D 성과를 극대화 하고자 한다.

위와 같은 추진내용을 적용하기 위해 국가연구개발공동관리규정을 포함한 제도 개선이 필요한 측면이 있고 이를 과학기술혁신본부와 함께 개선해 나가고자 한다. 과학기술혁신본부와 협력해 규정 개정 등 근본적으로 문제점을 해결해 실행력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지난 1월 취임식 때 “민간의 R&D 예산이 정부 예산의 3배 정도”라고 말했다. 지적한 것처럼 민간 R&D가 정부 R&D 못지않게 비중이 커졌다. 삼성전자만 하더라도 지난해 기준 R&D 예산을 20조원 넘게 투입하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시점에서 정부 R&D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민간의 연구역량이 대폭 향상된 지금 정부 R&D 역할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있다. 그러나 민간 역량을 보면 일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에 집중됐다. 대부분 중소·중견기업은 아직도 자체 혁신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측면에서 보면 정부 R&D는 민간이 할 수 없는 시장실패 영역과 기초·원천 등 장기연구, 중소·중견기업 지원, 글로벌 밸류체인 생태계 강화 등 산업계 지원에 집중해야 한다.

최근 일본 수출규제로 촉발된 소부장 문제에서 보듯이 정부 R&D 영역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검토와 논의는 필요하다. 지금까지 정부 산업기술 R&D는 민간의 지속적인 혁신활동 유인을 위한 정책수단으로 인식돼 왔으나 최근 기술환경 변화와 상호 간 역할 중복 등을 고려할 때 투자목적과 기술 성숙도에 따른 역할 구분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된다.

따라서 우리나라 산업환경에 부합하는 산업기술 혁신 투자원칙 즉, 산업기술 투자시 공급망에 기반한 다양한 혁신주체가 명확하게 역할을 분담하고 연계해야 한다. 이들 간 협력을 유도하기 위한 기준도 마련해야 한다.

수요기반 산업기술 R&D를 위해서는 민간의 수요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대부분 기업이 중요한 부분은 비밀로 다뤄 파악이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획기적인 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 '데이터 3법' 같이 기업의 다양한 R&D 수요를 정확히 발굴하고 보안을 유지하면서 실질적으로 개발하고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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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환 산업통상자원 R&D 전략기획단장은…

1957년 출생했다. 청주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한양대에서 기계공학 학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KAIST에서 기계공학 석사, 생산공학 박사를 전공했다.

과학기술을 중심으로 한 R&D 분야에서 잔뼈가 굵다. 1982년 과학기술처 사무관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선임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 수석연구원으로 근무했다. 일본기계기술연구소에서 초빙연구원으로 일하기도 했다.

2000년대 이후에는 과학기술부 기계소재심의관(이사관), 한국연구재단 국책연구본부장,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원장,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전문위원을 역임했다. 2014년 단국대 공과대학 교수로 재직했다. 지난해부터 단국대 산학부총장으로 일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산업통상자원 R&D 전략기획단장을 겸임한다.

정리=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