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는 정책을 강화해 왔으며, 미래 제조업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미국은 2009년부터 첨단 제조업 등 9대 전략 분야가 포함된 미국혁신전략을 추진해 오고 있다. 2011년 첨단 제조 기술을 개발해 사업화하는 산·학 협력을 강화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며, 제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첨단 제조 파트너십 사업에 착수했다. 2012년 첨단 제조업 국가전략 계획에 첨단 제조기술 투자를 촉진하고 부처 간 포트폴리오를 도입해 정부 투자를 최적화하며, 제조업 연구개발(R&D)에 민·관 투자 규모를 확대하는 등 다섯 가지 목표를 포함시켰다. 부처 간 포트폴리오에는 첨단 소재를 효율 높게 개발하는 소재게놈계획, 제조기술 플랫폼을 구축하는 국가나노기술계획, 첨단 제조 공정을 개발하는 혁신제조공정계획이 들어 있다. 2012년 제조업 활성화 계획의 하나로 제조혁신연구소를 설립했다. 2013년 국가 제조업 혁신 네트워크 구축에 착수해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첨단 제조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된 기술을 단기간에 상업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1년에 대략 1개씩 제조업 혁신클러스터 연구소를 설립하고 있다.
독일은 2003년에 첨단 제품 수출에서 미국을 앞질렀다. 2006년 제조업과 연결돼 있는 지식, 기술 이전, 학술, 연구, 혁신을 수평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하이테크 전략을 수립했다. 2010년 5대 분야에 10개 미래 프로젝트로 내용을 담은 하이테크 전략 2020으로 구체화시킨 다음 2014년 5대 핵심 요소 평가를 담은 신하이테크 전략과 2018년 하이테크 2025로 연결해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2013년 신산업 분야 개척, 인재 양성 등을 담은 일본재흥전략을 수립했다. 2015년에는 스마트 팩토리를 최우선 과제로 선정하고 인공지능(AI), 로봇,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를 주목해야 할 기술로 지정하는 등 4차 산업혁명 내용을 담아 수정했다. 아베노믹스의 신성장 전략으로 AI·IoT·로봇을 이용하는 산업 구조 전환, 4차 산업혁명에서 신시장 개척에 필요한 R&D와 제도 개선을 총괄할 체제 정비가 포함된 일본재흥전략 2016을 수립하고 2017년에 스마트 팩토리의 본격 추진과 초스마트 사회 '소사이어티5.0'을 포함하는 미래투자전략 및 초연결산업 정책을 수립했다.
중국의 제조업 혁신 정책은 2015년 시작해 30년 동안 3단계로 진행되는 중국 제조 2025에 압축돼 있다. 1단계로 2025년까지 제조혁신능력센터를 40개 구축하고, 핵심 부품 및 기초 소재 국산화율을 70%로 올리며, 차세대 정보기술(IT) 등 10대 핵심 산업 23개 분야를 미래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2단계로 2035년까지 독일과 일본을 추월하고, 2049년에 미국과 대등한 위치에 있는 제조 강국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대통령 직속으로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설치하고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기반 구축, 고부가 가치를 창출할 미래형 신산업 발굴·육성, 주력 산업의 경쟁력 향상으로 산업경제 활력 회복, 소프트웨어(SW) 강국 등을 추진하고 있다. 자세하게는 신산업 창출을 위한 시스템 산업 분야의 전기차·스마트 선박 등, 에너지 산업, 소재부품 산업 분야의 첨단 신소재 및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 12대 신산업을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추진하고 있다.
선진국 제조업 강화 정책의 핵심은 여러 정책을 장기간에 걸쳐 입체 추진을 하고 있고, 정부 역할을 강화하는 동시에 정부 효율성을 높이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플랫폼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음주에는 이러한 제조업 강화 정책의 연장선상에 있는 각국의 4차 산업혁명 대응 정책을 알아본다.
박종구 나노융합2020사업단장, '4차 산업혁명 보고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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